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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개월새 부동산 계약금대출 3배 급증…다시 커지는 부동산 버블 위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2014년부터 주택 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자 부동산 거품이 다시 생겨 중국 경제와 글로벌 경제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상하이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잉칸그룹 조사를 인용해 최근 6개월 사이 중국의 부동산 계약금 대출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계약금 대출이 9억2400만 위안(약 1638억원)까지 치솟아 지난해 7월 대비 약 3배 뛰어올랐다.

중국에선 집을 살 때 집값의 3분의 1을 계약금으로 내야 한다. 그런데 '사고 보자'는 수요가 늘면서 계약금을 대출로 마련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집값 상승 열풍이 일부 도시지역에만 국한된다는 점이다. 도시로 인구유입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중국 남부 선전지역의 주택가격은 지난해 57%(전년 대비)나 올랐다. 중국의 대표 도시인 상하이에서 올 1월 일어난 주택대출도 전년 동기대비 3배 늘었다. WSJ은 주택 개발업체들이 24%의 고금리에 주택 구입자에게 직접 대출을 해줄 정도로 중국의 주택 버블이 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 간(P2P) 대출도 주택시장 거품을 키우고 있다. 개인 간 대출은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이루어지는 대출로 주택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역시 최근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며 부동산 시장의 부실대출 위험을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시장의 우려감을 견제하고 나섰다. 중국에서 가장 부동산 대출이 많은 건설은행 기준, 주택담보대출 비율은 2014년 0.21%에서 지난해 0.31%로 소폭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중국 전체의 부실대출 비중도 1.67%에 불과해 미국(2005년 서브프라임 대출 부실비율 14.6%)보다도 낮다는 것이다.

장밍 중국 사회과학원 수석연구원은 "주택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개인 대출을 확대하는 것은 위험한 실험으로 대도시의 집값 상승 뒤엔 엄청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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