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KT, 전화국 자리에 임대주택 1만 가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7면

서울 동대문·영등포, 부산 등 전국 도심 요지에서 전화국 부지를 활용한 기업형 임대주택이 나온다. KT가 부동산 개발전문 자회사인 KT에스테이트를 통해 임대주택 사업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KT에스테이트는 올 하반기 2231가구 모집을 시작으로 2020년까지 기업형 임대주택 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옛 전화국 부지에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을 지어 임대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부산 등 도심 땅 50곳 활용
올 하반기에 2231가구 첫 공급
최장 8년에 임대료는 주변 수준

기사 이미지

최일성(사진) KT에스테이트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하고 “KT와 KT에스테이트가 전국에 보유한 부동산 자산만 455곳에 이른다”며 “앞으로 10년간 통신시설 이전 등으로 확보되는 50여 곳을 기업형 임대주택으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KT에스테이트는 오는 7월 서울 중구 지하철 2·6호선 신당역 인근 옛 동대문지사 부지에서 입주자 797가구를 모집한다. 10월엔 영등포구 옛 영등포지사 부지에 760가구를 내놓고, 부산 대연동과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도 입주자 모집을 준비 중이다. 관악 부지는 주거용 오피스텔이고, 나머지는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섞인다. 모두 지하철 역세권이다.

임대 기간은 최장 8년이고 임대료는 주변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동대문 부지의 경우 월세는 3.3㎡당 8만~9만원 선으로 예상된다. 상한선은 120만원대 중반이며, 주택형이 클수록 3.3㎡당 월세가 낮아지는 구조다. 전용면적 23㎡(옛 7평)형은 보증금 1000만원, 월세 70만원 정도다.

기사 이미지

이날 KT에스테이트는 ‘리마크 빌(Remark Vill)’이란 독자적인 임대주택 브랜드도 내놨다. 임대주택에는 리마크 빌이, 복합·상업시설에는 리마크 몰이 각각 사용된다. 리마크 빌에는 KT그룹의 강점인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이 도입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도어록 같은 다양한 스마트홈 기술이 접목된다. 실내에서 초당 1기가바이트(GB) 용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가인터넷과 IPTV(인터넷 TV) 서비스도 제공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창문 열림 감시, 택배, 조명 등의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KT에스테이트는 기업형 임대주택 외에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형 임대주택인 ‘뉴스테이’도 선보인다. 대구 대명동 옛 남대구지사 부지에 400가구를 짓는다. 뉴스테이는 민간자본으로 운영되는 기업형 임대주택과 달리 정부 기금을 지원받아 추진된다. 이 때문에 뉴스테이는 연간 임대료 상승폭이 5%로 제한된다. 그러나 KT의 리마크 빌은 이런 제한이 없다. 다만 시세 상승폭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액수나 기준은 정하지 않았지만, KT가 국민기업인 만큼 입주자에게 적정 임대료를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T에 앞서 하나금융지주도 국토교통부와 함께 전국 은행지점 부지 60여 곳에 1만 가구 규모의 뉴스테이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국민은행 역시 뉴스테이 사업 참여를 검토 중이다. 주택임대관리업체인 라이프테크 박승국 대표는 “금융회사와 대기업이 기존 보유 부지를 임대주택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늘어날 것”이라며 “수요자는 입지 여건과 임차료 조건 등을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