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通新 사용설명서] 테헤란로에 가봤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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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면

강남 한가운데 있는 도로 이름이 왜 테헤란로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1977년 서울시가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자매결연을 하면서 원래 삼릉로였던 이 대로의 이름을 테헤란로로 바꿨다고 하네요. 그때 테헤란로는 쓸데없이 넓기만 한 10차선 도로였답니다. 엄청난 교통량 때문에 상습 정체구역으로 악명 높은 현재의 테헤란로를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이번 주 커버스토리에서는 테헤란로를 찾아갔습니다. 이제 테헤란로 서쪽 끝에 삼성의 금융 계열사, 동쪽 끝에는 현대차가 자리하게 될 예정입니다. 벤처 붐이 한창이던 2000년대 초 테헤란로 역삼역과 선릉역 일대는 활기에 넘쳤습니다. 닷컴버블이 꺼진 이후에도 대규모 게임회사와 IT 회사들이 사세를 확장하면서 테헤란로의 전성기가 계속됐습니다. 많은 대기업들도 테헤란로에 자리 잡고 있었죠. 하지만 요즘 테헤란로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전반적인 경기 부진도 원인이지만 주변 신도시와 구도심 개발이 계속되면서 더 좋은 조건을 찾아 기업이 빠져나간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하지만 최근 테헤란로 주변에 스타트업 지원 기관이 늘어나면서 신생 기술 벤처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테헤란로가 새로운 동력을 찾아 과거의 활기를 되찾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4면 데이터 뉴스에서는 군인이 등장하는 한 드라마의 인기에 맞춰 1955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군인의 의무 복무 기간과 월급을 정리해 봤습니다. 한때 육군은 자그마치 36개월, 해군과 공군은 39개월 동안 복무해야 했더군요. 조금씩 줄어 지금 육군은 21개월, 해군과 공군은 각각 23개월, 24개월입니다.

 아들 둔 엄마로서 21개월도 너무 길다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혹시 21개월 복무를 마치면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유 대위’ 같은 멋진 사나이가 돼서 돌아올까요. 그게 아니라는 건 주변의 수많은 사례를 통해 확인한 바 있으니 그런 기대는 전혀 안 합니다. 만약 그렇다는 보장만 있다면 남편을 먼저 보내고 싶지 말입니다.

 박혜민 메트로G팀장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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