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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 수출 애로사항 들어보니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원화 가치가 추락할 때는 한 달에 2000만원 손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원화가치가 롤러코스터를 타니 10원만 떨어져도 불안합니다.”

수출이 역대 최장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전년 동월 기준)을 기록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이 ▶환율 환경 ▶금융기관 대출▶채권 회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39개 중소·중견기업과 간담회를 하고, 수출 애로사항을 파악했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 등 공무원들이 경기 안산시 반월시화 단지와 경북 구미단지, 광주광역시 첨단 단지를 직접 방문했다.

중소·중견기업 대표들은 수출 애로 사항으로 ‘환율 환경’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는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 가치가 2년 전에 비해 30% 떨어졌는데 최근 원화 가치 변동 폭이 너무 크다. 뭔가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역과 수출에 전문성이 있는 인력도 구하기가 힘들다.

이득치 백산철강 대표는 “외국어가 가능한 대학 출신 인재를 하루만 쓰는데도 40만원”이라며 “막상 채용을 하려 해도 중소기업이라 우수 인력이 지원을 꺼린다”고 말했다. 저렴한 홍보 수단을 찾는 것도 중소·중견기업엔 벅찬 일이다.

김정겸 탑드릴 대표는 “중장비를 수출하는 회사라 외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출품하려 해도 운송비용이 부담된다”며 “대기업은 축적된 홍보 수단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곤란함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밖에 중국으로 기술 유출에 대해 정부의 처벌 강화, 채권 회수를 위한 정부의 법률 지원 서비스 등도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정부는 기업 애로 사항을 듣고 이날 소비재 중심의 수출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수출 상품 홍보 지원을 위해 해외 전시회에 참가하고 현지 사무실을 대여해주는 사업의 예산을 2배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아동용품과 화장품 등 유망 소비재 중심으로 무역 보험료를 25% 할인해주거나 금리우대 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주형환 장관은 “중국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내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수출 전략을 재편해 한류 콘텐트와 결합된 소비재와 서비스 산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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