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강남스타일’의 나라…유튜브서 특별 대접하는 한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기사 이미지

지난해 8월말 서울에서 열린 ‘유튜브 팬페스트 2015’에서 게임 분야 유튜브 스타인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이 팬들과 만나는 장면. [사진 유튜브]

유튜브에서 뷰티 채널을 운영하는 ‘씬님’(본명 박수혜)은 유튜브에 구독자 91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박씨는 만화의 인기 캐릭터처럼 분장하는 코스튬 플레이(코스프레) 과정을 찍은 동영상이나, 신랄하고 솔직한 화장품 사용 후기 등을 매주 2~3편씩 꾸준히 올린다. 화장법만 가르쳐 주는 수준을 넘어 각종 패러디를 동영상으로 풀어내 인기다.

“고품질 콘텐트 창작 역량 뛰어나”
콘텐트 창작·번역 글로벌 유통 지원
수익 키우는 유료 모델 잇따라 적용

걸그룹 2NE1의 멤버 씨엘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유명했던 ‘포니’(본명 박혜민)도 지난해 2월 유튜브 채널을 열면서 ‘글로벌 뷰티 전문가’가 됐다. 포니의 채널도 구독자가 97만 명이 넘는다. 박씨는 유튜브로 인기가 높아지자 자기 이름을 딴 화장품 브랜드도 출시했다.

전세계 인터넷을 쓰는 사람 3명 중 1명이 본다는 유튜브를 통해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는 유튜브 스타, 일명 유튜버(YouTuber)·크리에이터(creator)들의 파워가 거세다. 국내에서도 뷰티와 게임·요리·키즈(어린이) 채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튜브 스타들이 탄생했다. 이처럼 한국의 활발한 창작자 생태계는 유튜브 본사도 주목하고 있다.

로버트 킨슬 유튜브 콘텐트·사업 부사장은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 유튜브 사용자들은 콘텐트를 만들는 것보다는 소비하는 비중이 훨씬 큰 데, 한국은 소비와 창작이 모두 활발해 아주 흥미롭다”며 “유튜브 입장에서 한국은 아시아의 개척자(explorer)”라고 말했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21일 현재 누적 조회 수 25억4172만 뷰) 외에도 잠재력이 풍부한 창작자들이 많다는 평가다.

킨슬 부사장은 또 “K팝이나 드라마를 봐도 알 수 있듯 한국은 인구 규모에 비해 글로벌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며 “특히 고품질의 동영상을 제작하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해동안 한국에서 올린 유튜브 동영상 수는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유튜브는 이런 창작자들이 콘텐트를 만들어 올리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 유통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공개한 ‘영상 번역도구’는 창작자들이 만든 동영상을 외국어로 번역해주는 도구다. 이외에 미국 LA와 뉴욕·브라질 상파울루·영국 런던 등 전세계 8곳에 창작자들의 작업공간 ‘유튜브 스페이스’를 마련해 지원하고 있다. 유튜브 스페이스가 없는 국내에선 창작자 교육과 팬들과의 교류행사를 지원한다.

창작자들과 유튜브의 수익을 더 키울 유료화 모델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유튜브가 돈 버는 방법은 동영상을 보는 사용자들에겐 돈을 안 받는 대신, 광고주들에게 받은 광고비를 채널 운영자와 나눠 수익을 내는 모델이다.

하지만 1~2년 전부터는 영향력 높은 일부 채널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영향력 상위 5%에 드는 유튜브 채널에 기업들이 더 비싼 광고비를 내고 광고할 수 있게 한 ‘구글 프리퍼드(google Prefered)’와 팬들이 구독료를 내는 대신 광고 없이 콘텐트를 즐길 수 있는 ‘유튜브 레드(월 9.99달러)’가 대표적이다. 구글에서 광고 사업을 담당한 수전 워치츠키 CEO가 유튜브에서 이런 유튜브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