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1호 영입인사…김태현 변호사의 ‘아차차 낙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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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지원을 등에 업고 공천 전쟁에 뛰어든 정치 신인 6인의 성적표가 초라하다. 지난 1월14일 김 대표가 입당 회견에서 “젊은층 지지가 미약한 새누리당으로서는 백만원군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소개하며 ‘1호 영입인사’라는 조명을 받았던 외부인사 6명 가운데 단수로 공천을 받은 사람은 변환봉(경기 성남시수정구) 예비후보가 유일하다. 김태현ㆍ배승희ㆍ최진녕ㆍ박상헌 후보 등은 경선에서 패배하거나 다른 사람이 그 지역의 단수후보로 선정되는 바람에 공천에서 탈락했다. 전희경 후보는 아예 지역구 대신 비례대표 후보로 방향을 틀었다. 김태현 변호사가 6인의 정치 신인을 대표해 지난 2달의 힘겨웠던 속사정을 들려줬다. 이름하야 ‘김태현 변호사의 아차차 낙천기’다.

서울 ‘노원을’ 여론조사 경선에서 홍범식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에 뒤져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유가 뭔가.
“아직까지 정치는 조직표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 젊은 패기를 앞세워 의욕적으로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한계에 부딪혔다.”
지역 유권자를 대상으로 100% 여론조사를 하지 않았나. 별도의 당원 투표도 없었는데 조직 표에 밀렸다니.
“지역주민들은 새누리당 경선에 관심이 뜨겁지 않다. 여론조사 전화가 와도 잘 안 받는다. 결국 기다렸다 전화를 받는 당원과 그 주변인들에 의해 희비가 갈릴 수밖에 없다.”
김 변호사는 TV에도 자주 출연해 인지도가 높지 않나.
“스타급이 아닌 이상 TV 출연 정도로는 지역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패인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 뭐였다고 보나.
“우선 공천발표를 두달 앞두고 활동이 적었던 노원을에 갔던 게 과욕이었다. 최소한 1년은 지역을 발로 훑어야 지역민들에게 얼굴을 알릴 수 있다. 그게 현실 정치다.”
당에서 데리고 온 영입인사였는데 당에 섭섭한 것은 없나.
“새누리당 1호 영입인사인데 왜 그런 마음이 없겠나. 당에서 전략적으로 데려온 사람들은 가산점이 됐든 당 차원의 인력 지원이 됐든 특별한 배려가 필요하다.”
정치에 관심있는 신인들에게 한 말씀 해달라.
“당에서 ‘젊은피’라고 특혜를 주는 시대는 끝났다. 한동안 생업을 내팽치고 지역구 다지기에 올인할 각오를 해야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 정치와는 거리를 두며 살건가.
“그건 아니다. 한번 발을 들이고 나니 정치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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