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의 핵심은 스토리 게임·교육·공연 등과 접목할 것”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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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호 18면

16일(현지시간) 세계게임개발자대회(GDC)에서 만난 한국콘텐츠진흥원 송성각(58·사진) 원장은 기술보다 스토리를 강조했다. 콘텐츠진흥원은 국내 게임업체들의 VR 개발과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행사에 한국관을 열었다. 송 원장은 시각 특수효과(VFX) 업체인 ILM를 방문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ILM은 ‘스타워즈’의 신화를 일군 조지 루카스 감독이 세운 업체로 컴퓨터그래픽(CG)을 이용해 스타워즈·아바타·어벤저스 등의 다양한 캐릭터 영상을 만들었다. 송 원장은 “ILM에 들어서니 한켠에 스타워즈 캐릭터들이 즐비하게 전시돼 있기에 ‘이걸 VR로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떻겠느냐’고 회사 관계자에게 운을 띄웠더니 이미 VR팀을 꾸려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VR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낙관을 경계했다. 반대로 아직 기술 발전이 더 이뤄져야 한다는 비관도 배제했다. VR의 경쟁력은 눈이 휘둥그래질만한 시각적 경험이 아니라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내용’에서 나온다고 보기 때문이다. VR 기술은 탄탄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뼈대가 될 뿐, 사람들에게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이야기라는 것이다. 송 원장은 “스타워즈처럼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단단한 콘텐트를 기반으로 VR 경험을 만들어내면 세계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새로운 상품이 된다”며 “기업 입장에선 새로운 수익원이고 국가차원에서도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VR 시장의 성장 과정에서 영화 같은 영상 콘텐트 뿐 아니라 게임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온라인 게임 초장기 시절엔 ‘리니지’가 PC게임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고, 모바일로 게임이 옮겨갔을 땐 ‘앵그리 버드’와 같은 새로운 게임이 폭발적인 성장의 매개체가 된 것처럼 VR 역시 게임 콘텐트가 유망하다는 것이다. 그는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 입장에선 기술 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콘텐트를 만드는 회사들은 세계인에게 통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VR 시장의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원장은 “VR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시킬 수 있는 문화기술(CT) 산업”이라며 “게임 뿐 아니라 스포츠와 의료·교육·공연·문화 등에 접목해 스타워즈 VR 처럼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방안을 기업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샌프란시스코=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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