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스 홈런-보우덴 호투, 두산 올해 외국인 농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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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올해는 외국인선수로 재미를 볼 수 있을까. 일단 현재로서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타자 에반스(30)와 투수 보우덴(30)이 나란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에반스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고척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 4회 초 양훈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때려냈다. 0-0으로 맞선 1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에반스는 양훈의 몸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범경기 2호 홈런. 에반스는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면서 6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갔다. 타율은 0.429(28타수 12안타).

마운드에선 선발로 나선 보우덴이 5이닝 동안 4피안타·5탈삼진·1볼넷·1실점 호투했다. 5회 2사 뒤 송성문에게 2루타를 맞고 고종욱에게 적시타를 내준 것이 유일한 실점이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8㎞였고, 포크볼도 효과적이었다.

두 선수 모두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에반스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타율 0.190(21타수 4안타)에 그쳤고, 삼진도 10개나 당했다. 홈런도 겨우 하나에 그쳐 기대치가 낮아졌다. 보우덴도 비슷했다. 일본 팀과의 연습경기에선 3이닝 4실점했고, 시범경기 첫 등판인 12일 NC전에서도 4이닝 3실점에 그쳤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크게 기대하진 않지만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평했다.

사실 두산은 지난해에도 거의 외국인선수로 덕을 보지 못했다. 니퍼트는 잦은 부상으로 정규시즌 16경기에 나가 6승(5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포스트시즌에선 제 몫을 했지만 앞선 4년간 성적(52승)에 못 미쳤다. 마야도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중간에 퇴출됐고, 대체선수로 영입한 스와잭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다. 루츠와 로메로, 2명의 타자도 마찬가지였다. 통산 3번째 우승은 사실상 국내 선수들의 힘으로 일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빠진 두산으로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꼭 필요하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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