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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키 작은 아이, 햇빛 20분 더 쬐고 20분 일찍 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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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박미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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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모가 학교 성적만큼 관심을 가지는 게 내 아이의 키다. 또래보다 작으면 행여 기가 죽진 않을까, 친구들에게 무시당하진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단숨에 키를 키운다는 성장호르몬 치료나 보약도 좋지만 그 전에 ‘20분 법칙’을 지켜보는 건 어떨까.

첫째로 아이는 햇빛을 20분 더 쬐어야 한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친구와 햇빛을 쬐며 운동장을 걷는 게 좋다. 축구·농구·배구와 같은 운동을 한다면 더할 나위 없다. 햇빛을 쬐면 성장에 중요한 비타민D가 합성되고, 멜라토닌 분비를 늘려 숙면을 돕는다. 운동은 성장판을 자극해 뼈가 더 튼튼하게 자라게 한다.

둘째는 20분 더 깊이 잠들도록 노력해 보자. 자는 동안 성장이 90% 이뤄졌다는 동물실험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성장호르몬은 잘 때, 특히 깊은 잠에 들었을 때 분비량이 늘어난다. 잘 시간이 없다는 건 핑계다. TV·스마트폰·컴퓨터와 마주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 20분을 만들 수 있다. 아침형 인간이든, 저녁형 인간이든 평소 생활주기에 맞춰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야 한다.

셋째로 부모는 하루 20분이라도 아이와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 기분이 좋으면 뇌에서 엔도르핀과 세로토닌이 더 많이 분비돼 스트레스가 풀린다. 성장호르몬 분비량도 늘어난다. 세포가 더 빨리 성장하고, 혈액순환과 면역력이 개선된다. 반면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스테로이드호르몬 분비자극호르몬)이 나와 성장호르몬 분비를 방해한다. 사춘기를 앞당길 수도 있다. 사춘기가 빨리 오면 성장이 이른 시기에 멈출 수 있다. 이른 나이에 시작된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만으로 아이는 충분히 지쳐 있다. 여기에 부모의 잔소리가 더해지면 어찌 밥맛이 생기고 키가 잘 자랄까. 부모도, 아이도 바쁜 오늘날 긴 시간을 아이와 보낼 수 없다면 20분이라도 애정과 관심을 표현하자.

넷째로 20분 일찍 일어나 아이의 아침밥을 챙겨보도록 한다. 집밥만 한 보약이 어디 있을까. 아침을 거르는 대신 밖에서 사먹는 과자·패스트푸드는 칼로리는 채울지언정 군살 없이 키가 크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간단하지만 확실한 이 네 가지 방법은 훗날 내 아이 키를 한 뼘 이상 더 크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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