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률 37% 영국, 반년 새 16조 일본…비결은 규제 철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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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1999년 영국에서 처음 도입됐다. 14일 출시되는 한국형 ISA와 달리 영국 ISA는 인출 제한도 없고, 비과세 기간도 영구적이다. 또 한국형 ISA가 ‘근로·사업소득자와 농어민’으로 가입 대상을 제한한 것과 달리, 영국 ISA는 영국 거주자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이처럼 각종 규제를 두지 않은 결과 인구의 37%인 2316만 계좌(2014년 기준)가 보급되는 큰 성과를 거뒀다. 누적금액이 무려 846조원에 달한다.

ISA 활성화 해외 사례 보니

영국의 성공을 교훈 삼아 일본도 2014년 ISA 앞에 ‘Nippon(일본)’을 붙인 NISA를 도입했다. 제도 시행 6개월 만에 727만 계좌가 개설되며 경제활동인구의 12%가 NISA에 가입했다. 이 기간 약 16조원이 들어왔다.

일본의 NISA 도입에는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앞으로 저금리 시대가 지속될 것인 만큼 은행에 돈을 묵혀두는 습관을 버리고 투자상품을 찾아나서라는 취지였다. 당연히 예·적금은 대상이 아니고 증권사 등에서 주식·펀드·리츠 등에만 가입할 수 있다. 특히 일본에선 반퇴세대 가입자 비중이 컸다.

따라서 ISA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앞으로 인출 제한과 비과세 액수·기간, 가입 대상에 대한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형기 금융투자협회 연구위원은 “재형저축·소장펀드(소득공제장기펀드)처럼 여러 비과세 상품을 제한적으로 시행했다가 거둬들일 것이 아니라 ISA를 대표적인 비과세 상품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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