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3국을 분석한 결과 28수부터 알파고의 승률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몬테카를로 방식으로 승률을 분석한 결과다.
국내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돌바람’을 개발한 누리그림의 임재범 대표는 12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3국의 승률을 몬테카를로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알파고가 28수를 놓으면서 알파고의 승률이 50%를 넘어갔다고 밝혔다.
이후 알파고의 우세가 유지됐고, 알파고가 104로 좌상귀에 치중했을 때는 알파고의 승률이 65%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116수에서는 알파고의 승률이 70%를 나타냈고, 하변에 ‘패’가 생겼을 때도 알파고의 승률은 80%로 관측됐다고 분석했다.
임재범 누리그림 대표에 따르면, 돌바람과 알파고는 모두 몬테카를로 방식을 기반으로 승률을 계산해 착점 위치를 결정한다. 두 프로그램의 차이는 탐색할 곳을 찾는 알고리즘이다. 돌바람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탐색할 곳을 찾는 것과 달리 알파고는 업그레이드된 ‘딥러닝’ 방식으로 탐색 위치를 결정한다. 돌바람이 계산하는 승률은 5~60%는 유리, 6~70%는 확실히 우세, 70% 이상은 승리를 거의 굳히는 수준으로 풀이된다.
임재범 누리그림 대표는 “몬테카를로 방식에 따른 승률 계산 결과는 돌바람과 알파고가 큰 차이가 없다”며 “인공지능은 몇 집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한 집이라도 이기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승률을 따져 착점 위치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알파고가 실수로 보이는 수를 두거나 ‘패’를 피하는 것은 굳이 모험을 하지 않아도 승리를 굳힐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프로기사들이 바둑을 보는 시각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알파고를 대항할 방법에 대해 김승동 누리그림 기획팀장은 “초반에는 아무리 알파고라고 해도 모든 수를 계산할 수 없다. 초반부터 알파고가 시간을 많이 쓰도록 무조건 복잡하게 둬야 한다”며 “중반 이후에는 형세를 뒤집는 것을 불가능하기에 초반에 승부를 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