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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지역구 현역 강길부·박대동 공천 탈락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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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호 2 면

새누리당 이한구 공관위원장(오른쪽)과 황진하 부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차 공천결과 발표를 마치고 승강기에 타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이 12일 4차 공천 결과 발표에서 2명의 지역구 현역 의원을 추가로 공천 탈락시켰다. 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공천관리위(공관위) 회의를 열고 9곳의 경선 지역과 26곳의 단수후보자 추천, 4곳의 청년·여성 우선추천 후보를 발표했다. 공관위는 3선의 강길부 의원 지역구인 울산 울주군에 강정호·김두겸 예비후보를, 초선 박대동 의원 지역구인 울산 북구엔 강석구·윤두환 후보를 경선 대상자로 지정했다. 4일 탈락한 김태환(구미을) 의원에 이어 2, 3번째 자신의 지역구에서 컷오프된 현역 의원이 됐다. 강길부 의원은 당내 비박계 의원 중 첫 탈락 사례다. 또 현역 비례대표인 김정록 의원도 서울 강서갑 경선대상에 선정되지 못했다.


3선 의원 출신인 장광근(서울 동대문갑),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영수(성남 수정) 두 전직 의원 출신 예비후보도 컷오프 탈락했다. 서울 동대문갑은 허용범 전 국회 대변인이, 성남 수정은 변환봉 변호사가 단수 추천됐다. 이 위원장은 “공인에 대해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 전·현직 의원은 원외 출신보다, 다선은 초선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탈락 배경을 설명했다. 박대동 의원의 경우 지난해 말 5급 비서관의 ‘월급 상납’ 폭로가 문제가 됐다. 강 의원은 74세의 고령에다 지역구가 텃밭인 영남이어서 세대 교체 차원으로 분석된다. 탈락 현역 의원 3명 모두가 영남이 지역구다. 이날 컷오프 된 두 의원은 “지지율이 가장 높은 현역을 배제하고 친박 후보 2명만 경선을 시켰다. 친박 실세 윤상현 의원이 경선에 개입했다”(강길부), “왜곡·과장된 비서관 문제를 결국 문제 삼았다. 재심 신청을 공관위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소속 출마하겠다”(박대동)고 반발했다.


김무성(부산 중-영도) 대표의 지역구에 대한 발표는 이날도 없었다. 이 위원장은 “내일 다른 지역과 같이 심의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당초 “살생부 ‘찌라시’ 사건에 연루된 김 대표와 정두언·김용태 의원 세 사람은 세트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많은 반대가 있어 연계하지 않기로 했다”며 말을 거둬들였다.


이날 처음으로 서울의 단수추천 지역이 발표됐지만 정두언·김용태 의원이 단독 출마한 서대문을과 양천을 관련 발표도 없었다. 서울에서 이노근(노원갑)·나경원(동작을)·오신환(관악을) 의원과 권영세(영등포을) 전 주중대사, 안홍렬(강북을) 변호사 등이 단수로 추천됐다. 비박계인 권성동(강릉)·김세연(부산 금정) 의원과 친박계 3선인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도 단수추천을 받아 사실상 공천이 확정됐다. 새누리당 공천의 화약고로 불리는 대구 지역은 한 곳도 발표되지 않았다. 막말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 지역구도 발표에서 빠졌다.

한편 새누리당의 공천 파행이 장기간 이어지며 당초 새누리당의 ‘무혈 입성’이 예상됐던 수도권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친박-비박계 간 갈등 속에 ‘살생부 찌라시’, 윤상현 의원 막말 파문이 불거지며 ‘바람’이 큰 변수로 작용하는 수도권에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핵심 당직자는 “서울에서 최근 당 지지율이 10~15%포인트 떨어진 곳도 있다. 떨어져 나간 지지세의 상당 부분을 더불어민주당이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MBN의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7~9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수도권 지지율은 39.5%로 전주(42.9%)보다 3.4%포인트 하락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조). 같은 기간 더민주가 수도권에서 31.2%에서 35%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야권 전체 지지율은 50.8%로 새누리당보다 11.3%포인트 높았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윤상현 의원 파문이 불거진 뒤 하루 동안 새누리당 지지율이 2%포인트 빠졌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도 싸늘해진 민심이 느껴진다고 한다. 이준석 예비후보는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지역 주민들이 야당 얘기를 꺼내며 ‘싸우지 말라’고 하셨는데 요즘은 ‘윤상현 의원 발언을 들어봤느냐’며 혀를 차는 식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충형 기자 adc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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