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소주' 마시고 청송 주민 1명 사망, 1명 중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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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군 현동면의 한 마을회관에서 60대 주민 2명이 소주를 나눠 마시고 갑자기 쓰러져 1명은 병원에서 사망했다. 이들이 마시다가 남은 소주병과 소주잔에서 무색·무취의 맹독성 농약인 메소밀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청송경찰서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9일 오후 9시40분쯤 발생했다. 현동면의 한 마을 이장인 박모(63)씨가 마을회관 김치냉장고에 있던 소주를 꺼내와 주민 허모(68)씨와 2잔 정도를 나눠 마셨다. 이들은 곧 가슴이 답답하다고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당시 현장에는 박씨와 허씬의 부인 등 11명의 주민이 같이 있었다.

박씨는 안동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10일 오전 숨졌고 허씨는 중태다.

경찰은 "냉장고에서 처음 허씨가 꺼낸 병에 든 소주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나눠 마셨는데 이상이 없었고 이장 박씨가 꺼내온 두 번째 병에 든 소주를 마시고 박씨 등 2명이 쓰러졌다"는 주민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주민을 상대로 마을회관 출입자에 대해 탐문 수사를 하고 있다. 귀농 가구를 포함해 50여 가구가 사는 이 마을에서 이번 사건 발생 이전에 주민끼리의 다툼이나 원한 등 범죄 동기가 될 만한 일이 있었는지 탐문했지만 현재까지 용의선상에 올릴 만한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고 경찰이 전했다.

또 2012년 판매가 금지된 메소밀을 3~4 가구에서 보관중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3~4년 전에 구입했고 먼지가 앉아 있거나 뚜껑을 따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7월 상주시 공성면의 한 마을회관에서 농약 메소밀이 든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 6명이 의식을 잃어 2명이 숨졌다. 일명 '농약 사이다' 사건의 범인으로 기소된 80대 할머니에게 지난해 12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청송=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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