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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생명 단축한 막말…탈락 인사들의 막말 퍼레이드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정치생명이 '막말'에 발목잡혔다.

10일 더민주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은 2차 컷오프 지역을 발표하면서 그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을 전략지역에 포함시켰다. 정 의원을 제외한 인물을 이 지역에 전략공천하겠다는 뜻이다.

홍 위원장은 정 의원에 대해 "남이 갖지 않은 재주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어떤 때는 또 과한 표현으로 (당에) 부담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주승용 당시 최고위원에게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처럼 '공갈'치는 게 더 문제"라고 발언했다가 당직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해 2·8전당대회에서 당선된 다음날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을 당시엔 "유대인이 히틀러의 묘소에 가서 참배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또 2013년 국정원 선거개입 관련 청문회에선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민주당이 동영상을 조작했다"고 하자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맨날 조작하고 왜곡하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는 줄 아느냐"고 반발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컷오프 발표가 임박하자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최전방 공격수를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불편하게 했던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홍 위원장은 "다른 사람들도 막말을 꽤 많이 하는데 정 의원에게만 들이대는 잣대가 있는것 같다"면서도 "아무튼 모두가 그렇다고 주장을 하고 그런 면이 있는 것도 사실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 새누리당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날 현역 의원으론 첫 컷오프 대상에 오른 국민의당 임내현 의원(광주 북을)도 '막말'이 문제가 됐다. 지난 2013년 여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서부 총잡이가 죽은 것과 붕어빵이 타는 것, 처녀가 임신한 이유의 공통점은 너무 늦게 빼서"라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을 빚은 뒤 현재 임 의원에 대한 징계안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돼 있다. 임 의원은 10일 "이미 문제가 없다고 판명난 3년 전 일을 가지고 공개면접에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것은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 짜여진 각본"이라며 "중앙당이 공천배제 이유와 내용, 근거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반발했다.

새누리당에서도 "김무성 죽여버려" 발언의 당사자인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이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살생부 파문 이후 수면 아래로 내려가 있던 친박계와 비박계간 갈등이 폭발하는 모양새다. 비박계 공천위원인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의원이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했기 때문에 정계를 스스로 은퇴하든지 거취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9대 총선에선 팟캐스트 '나꼼수' 진행자 김용민 후보가 서울 노원갑에 민주통합당 후보로 도전했지만 결국 패배했다. 그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했던 과격한 발언들이 공개되기 시작하면서다. "유영철을 풀어서 라이스(미 국무장관)를 아예 강간을 해가지고 죽이자""노인네들이 오지 못하도록 시청역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모두 없애면 된다"는 발언 등이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선 당시 정동영 민주통합당 후보는 "60, 70대가 미래를 결정해 놓을 필요는 없다. 그래서 이번에 투표를 안해도 괜찮다. 그분들은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라고 했다가 노인폄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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