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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복귀說 솔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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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전 총재의 총선 지원론이 한나라당 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당권을 쥔 최병렬(崔秉烈)대표가 대표가 된 후에도 '이회창 삼고초려(三顧草廬)론'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李전총재의 일부 측근은 그의 정계복귀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崔대표 측근인 동시에 李전총재의 최측근이기도 했던 윤여준(尹汝雋)의원은 최근 "총선을 앞두고 현 정권 반대세력이 총집결해야 하며, 여기에 李전총재가 힘을 보태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고 崔대표에게 조언했다고 한다.

한발 나아가 李전총재 측 일각에선 李전총재를 총선 지원에 합류시키기 위해 한나라당 전국구 후보 자리를 할애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崔대표 자신은 李전총재에 대해 '총선 지원은 받되, 정계복귀는 안된다'는 입장을 비치고 있다.

崔대표로선 자신의 대표직 임기가 내년 총선 이후까지인 관계로 총선 결과는 대표직 연임과 직결된다. 그러다 보니 동원가능한 모든 역량을 투입해 총선 승리를 이끌자는 것이고, 李전총재의 도움도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李전총재의 자연스러운 정계복귀로 이어져서는 李전총재 본인이나 한나라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李전총재는 어떤 생각일까. 측근에 따라 말이 완전히 다르다. 최근 李전 총재를 미국에서 만나고 온 유승민(柳承旼) 당 여의도 연구소장은 "李전총재가 정계복귀나 꾀하는 사람으로 비춰져선 결코 안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李전총재와 수시로 연락하는 다른 측근은 "李전총재가 달다 쓰다 말은 없으나 崔대표의 삼고초려론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고, 고마워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李전총재의 귀국 시기도 민감하다. 연말과 내년 4월 총선 이후의 두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연내 귀국설이 유력하다. 스탠퍼드대에서 한반도 안보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그가 자료수집차 8, 9월께 일시귀국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연내 귀국할 경우 절친했던 한나라당 사람들이 선거유세 때 옆에 서있기만 해달라고 부탁하면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느냐"는 게 '총선 후 귀국론자'들의 우려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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