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이 '해리포터' 쓸 때 앉았던 의자, 1억2000만원 거래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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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헤리티지 옥션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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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앤 K. 롤링이 『해리포터』 시리즈 초기작을 쓸 때 앉았던 의자가 경매에 나온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4일(현지시간) 롤링의 의자가 다음달 헤리티지 옥션이 주관하는 뉴욕 경매에 오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의뢰인은 익명의 맨체스터 거주자라고 전했다.

의자는 롤링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허름한 아파트에 살 때 공짜로 얻었던 식탁 세트 중 일부다. 가디언에 따르면 롤링은 세트에 포함된 의자 4개 중 가장 편안한 이 의자를 골랐고, 여기 앉아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1997)과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1998)을 집필했다.

롤링은 네 번째 시리즈인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 출판된 후인 2000년 아동 학대 예방 단체를 돕기 위해 열린 경매에 이 의자를 내놨다. 기증에 앞서 그는 직접 금색·녹색·장미색 페인트로 의자를 단장했고, 글귀도 새겨 넣었다. 의자의 등받이 쪽엔 ‘당신은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보이는 것만으로 판단하지 마세요’라고, 몸체 쪽엔 ‘내가 이 의자에 앉아서 해리포터를 썼다’고 남겼다. 책 속에서 해리포터의 이마에 남았던 흉터인 번개 모양과 마법학교 호그와트의 기숙사 이름인 ‘그리핀도르(Gryffindor)’도 의자에 새겼다.

당시 의자는 2만 3475달러(2800만원)에 팔렸다. 2009년엔 7년만에 이베이에 등장해 2만 9117달러(3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가디언은 다음달 경매의 시초가가 최소 4만 5000달러(5400만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낙찰가가 최고 10만 달러(1억2000만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헤리티지 옥션에서 희귀 서적을 담당하는 제임스 개넌은 “롤링이 이 의자에 앉아 자신을 반영한 독특한 예술품을 창작했다는 데 가치가 있다. (이 의자는)롤링의 창작의 모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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