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 신청자 9차 면접(영남 선거구변경 지역)이 진행된 6일,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출근길에서 마주한 건 '낙천 시위대'였다.
종로에서 컷오프된 김막걸리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당사 6층 면접장을 찾아와 "이한구 위원장을 만나야겠다"며 “당을 위해 헌신했는데 왜 나를 경선에서 배제시켰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당 사회복지분과에서 당과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해왔는데 왜 나를 컷오프시키느냐”는 취지였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4일 1차 경선지역을 발표하면서 종로는 박진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인봉 전 의원만 참여시켰다. 김 예비후보까지 4명이 공천을 신청했지만 그는 배제됐다.
김 예비후보는 20여분 동안 면접 대기실 한쪽에서 당직자와 취재진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면접 준비를 위해 당직자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김 예비후보는 당사 밖으로 끌려 나갔다. 그는 “이거 놓으라”고 강하게 항의하며 “이 사람들 다들 정신차리게 내가 막걸리를 줘야되는데”라고도 했다. 당사 밖에서도 경찰차에 타지 않겠다며 바닥에 주저앉아 10여분간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은 김 예비후보가 퇴거요청에 응하지 않자 현조건축물침입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인해 면접 일정이 지연돼 오전 11시 40분이던 경남 양산갑 면접은 오후 2시로 미뤄졌다.
‘청년우선추천’지역이 되면서 탈락한 관악갑 임창빈 예비후보의 지지자 20여 명도 이날 오전부터 여의도 당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39세의 원영섭 변호사가 사실상 공천이 확정된 데 대해 “음주운전 전과자에 지지율도 10% 미만인데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낙하산 공천'을 했다”고 반발했다.
사하을에서 조경태 의원에게 밀려난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위 결정이 당 최고위에서 통과된다면 상향식 공천에 정치생명을 건다고 그간 수차 공언한 김무성 대표는 대표직 사퇴를 포함해 상응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당 최고위는 7일 1차 경선발표를 논의한다.
석 전 지검장은 “정말 엉터리같은 결정에 이의신청하겠다”며 “단지 인지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배신을 범한 사람을 사실상 전략공천해줘 배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