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의 은퇴 팁] 저금리라고 ‘장롱 예금’?…채권에 분산투자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기사 이미지

김동호

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어떻게 돈을 굴려야 할지 참 난감하다. 은행에 돈을 맡기는 이유는 돈이 불어나기 때문인데 이자가 쥐꼬리만 하다면 입출금하느라 번거롭기만 하다.

더구나 경기가 나빠도 체감 물가는 오르기 마련이라 은행에 돈을 넣어두면 실질적으로는 손실이 발생한다.

그런데 저금리의 수렁은 갈수록 깊어만 간다. 유럽중앙은행(ECB)·일본·덴마크·스위스·스웨덴은 ‘제로 금리’에서 한발 더 나가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보다 앞서 20년 넘게 저금리를 겪어 온 일본에서는 오죽하면 ‘장롱예금’이 나왔을까. 이자소득세를 떼고 나면 오히려 실질적으로는 돈이 줄어들 수 있다. 차라리 집 안에 돈다발을 쟁여두는 장롱예금이 좋다는 얘기다. 웬만한 일본 가정집이 모두 금고를 갖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현금 보관은 도난이나 화재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어딘가 투자해 둬야 하는데 현금과 가장 가까운 대안이 채권이다. 채권은 ‘확정소득’으로 불린다. 채무자 입장에서는 빚이지만, 투자자로선 확정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반퇴시대에 적합한 투자상품이다.

 그런데 이자만 봐선 안 된다. 예컨대 연 7% 고금리 채권이 있다고 치자. 이 채권은 신용이 나쁜 기업이 급전 마련을 위해 발행했을 가능성이 크다. 주식처럼 채권도 부도나면 휴지조각이다. 은행예금이나 장롱예금 대신 채권도 좋지만 과도한 투자는 위험하다는 얘기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해외 채권투자는 환율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까지 따른다. 어느 투자상품이든 적절한 분산투자가 필요하다.

김동호 기자 dong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