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 의혹에 휩싸인 트럼프, KKK 지지와 트위터 논란도

중앙일보

입력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세금 문제와 KKK(백인 우월주의 단체)의 공개 지지 논란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 마크 루비오(플로리다)ㆍ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은 트럼프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세금 문제에 대해 공세를 퍼붓기 시작했다. 루비오는 자신의 납세 규모를 공개하면서 “트럼프가 떳떳하다면 자신의 납세 규모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크루즈도 한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가 마피아와 부적절한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들은 이미 많이 나왔다. 트럼프는 계속 납세 실적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이건 트럼프가 정말 뭔가를 숨기고 있고, 세금 관련 자료에 ‘폭탄’이 들어있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크루즈도 이날 자신의 납세 실적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납세 내역을 공개하고 싶지만, 국세청의 정기 감사가 진행 중이라 어렵다”는 입장만 내놓으면서 논란을 피해가려고 애쓰는 모습이다.

 KKK의 전 지도자인 데이비드 듀크가 트럼프를 공개 지지한 걸 트럼프가 거부하지 않은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CNN 인터뷰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과 거리를 둘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트럼프는 “백인우월주의자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자료를 검토해 본 뒤 문제가 있는 단체라서 지지를 거부하겠지만 아직 모르는 사람을 비난하길 당신(사회자)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만 했다. 루비오는 버지니아 유세 도중 “트럼프는 듀크를 아주 정확히 알고 있다. 예전에 듀크의 이름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트위터 광’인 트럼프가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양으로 100년을 살기보다 사자로 하루를 살겠다”는 글을 리트윗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 글은 이탈리아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의 선동 글귀로 유명하다. 논란이 거세지자 트럼프는 해당 트윗을 삭제했지만 트위터 활동으로 인한 구설에도 시달리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에도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조롱하는 합성 사진을 리트윗해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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