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공.대.세(새누리 공천 면접에 대비하는 예비후보들의 자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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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55세. 직업은 교수, 변호사, 기업인 등. 다양한 이력을 지닌 사람들이 새누리당 공천심사 면접장을 찾는다.

서울 여의도 당사 6층에 마련된 면접대기실에 현역의원이 머무르는 시간은 보통 30분 내외. 이들은 그 짧은 시간에도 언론인터뷰에 응하느라 바쁘다.

반면 인지도가 낮은 신인들의 대기시간은 보통 한 시간. 심지어 오후 4시에 면접이 잡힌 한 예비후보는 오후 1시부터 와서 면접을 준비하기도 했다. 지난 24일과 25일 살펴본 면접대기실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구성했다.

1. 공부벌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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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대기실 구석에 홀로 앉아 무릎 위에는 면접 자료 한 묶음을 올려놓고 '공부 삼매경'에 빠진 예비후보들이다. 이들은 형광펜을 꺼내들고 밑줄을 그으며 면접을 꼼꼼히 준비했다. 대전 중구에 출사표를 낸 신진 충남대 교수는 “피면접자가 되면 항상 긴장한다”며 “준비한 얘기를 충분히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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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예비후보들도 알고보면 디지털 방식으로 면접 대비를 하는 공부벌레 유형에 속한다. 청주 흥덕을에 공천을 신청한 김준환 변호사는 스마트폰으로 뭔가를 검색하다 앞을 보고 답변 연습을 하기를 반복했다.

2. 인맥구축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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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장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유형이다. 지난 24일 면접장에 정용기(대전 대덕) 의원이 들어서자 대전 서을 면접에 대기하고 있던 김인태·윤석대·이규태·이재선·조성천 예비후보가 일제히 일어나 정 의원과 악수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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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과천에서 뛰고 있는 최형두 전 국회대변인은 면접장에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와의 '인증샷'으로 친분을 강조했다. 최 전 대변인의 지지자가 이를 SNS에 올리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3. '튀어야산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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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한복 도포를 입은 최귀옥(제천 단양) 예비후보가 면접장에 들어서자 다른 예비후보들이 “옷이 멋있다”며 한마디씩 건넸다. 최 예비후보는 “이 옷을 입고 1월 31일부터 아침마다 절을 했다”며 “그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당시 입었던 옷을 입고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예비후보의 바지 무릎 부분이 헤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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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심사 면접이 이뤄지는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큰 절을 하는 예비후보도 있다. 공천 면접 마지막 날까지 삼만배가 목표라는 이상목(대구 중ㆍ남) 예비후보는 24일 삼천배를 했다.

4. 외모단장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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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을 하며 외모를 다듬는 예비후보들도 종종 눈에 띈다. 이현희(청주 흥덕갑) 예비후보는 한 손에 손거울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베이스 파운데이션을 조금 묻히더니 눈 밑을 톡톡 두드렸다. 이 예비후보는 “피곤한 탓에 눈가가 조금 빨개져 화장을 했다”며 “면접에서 좀 더 잘 보이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5. 면접인증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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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조(부산 사상) 예비후보처럼 ‘면접인증샷’을 찍으며 본인의 모습을 재확인하는 후보도 있다. 최현호(청주 흥덕갑) 예비후보는 대기실 한쪽 벽에 걸려 있는 새누리당 로고 앞에 서 방긋 웃는 모습으로 인증 사진을 찍었다.

6. 부부동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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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을에 공천신청을 한 이호열 예비후보는 25일 아내인 오승연 전 SBS 아나운서와 함께 면접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오 전 아나운서는 이 예비후보가 면접 준비를 하는 동안 대신 취재진에게 명함을 돌리며 "저희 남편 잘 부탁합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김경희 기자, 김해정(부산대 불어불문) 인턴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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