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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상장 쉽게…개인투자자 선택 폭 넓어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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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의 투자 문턱이 낮아진다. 정부가 개인이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 활성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부동산 개발, 임대 사업에 간접투자
배당 높고 상장 땐 주식 매매 가능
대부분 기관투자자 위주로 운영
공모 자금모집 관련 규제 풀기로

국토교통부는 개인이 투자할 수 있도록 리츠를 공모하면 주택도시기금에서 우선 투자하고 진입 및 자금모집 관련 규제도 완화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리츠는 부동산 펀드와 함께 대표적인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으로 꼽힌다. 전문업체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국내·외 부동산이나 부동산 개발 사업에 투자한다. 이때 발생하는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상품이다. 주식을 발행해 상장된 리츠는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소액으로 대형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임채우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원하는 액수만큼 해당 리츠의 주식을 사면 직접 사기 어려운 대형 오피스나 호텔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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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리츠 시장은 2015년 기준 18조3000억원(128개) 규모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01년 이후 200여 개 리츠가 투자한 부동산은 30조원이 넘는다. 수익률은 연 6.2%에서 최대 40%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부분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개인이 투자하기 어려웠다. 2001년 이후 상장된 리츠는 18개에 불과하다.

현재 운영 중인 리츠의 97%는 사모 리츠고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리츠는 케이탑리츠와 광희리츠, 트러스 7호 등 3곳뿐이다. 모두투어리츠가 올해 상반기에 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부동산투자회사법에 근거한 리츠는 아니지만 민자 사회간접시설에 투자하는 맥쿼리인프라 등도 리츠 관련주로 꼽힌다.

 안정적으로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평가가 늘어나면서 개인 투자자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박철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요 리츠 지수의 배당수익률은 2010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며 “올해 1분기는 금융 불안 등으로 배당수익률이 높고 배당 지급이 안정적인 리츠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주가 적고 투자 자산 규모가 작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리츠주식의 전체 시가총액 규모는 약 1000억원에 불과하다. 비슷한 시기에 리츠가 도입된 일본의 0.001%, 싱가포르의 0.0017% 수준이다. 거래량이 많지 않아 현금화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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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상장 리츠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알아둬야 한다. 지난해 상장 리츠 수익률(2분기 기준)은 2.2%로, 1년 새 1.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전체 리츠 평균 수익률(7.5%)을 크게 밑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신규 상장 리츠가 없고 영세한 상장 리츠만 남아있어 실적이 떨어졌지만 연말께 신규 상장 리츠가 속속 등장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손동현 현대증권 책임연구원은 “국내 리츠는 투자 자본 규모가 작아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않다”며 “배당수익률이 높아도 주가가 떨어지면 총수익이 하락한다는 점에서 수익률과 자산 변화 등을 꼼꼼히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이승호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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