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중독·성추행·자살·전쟁 이민자…상상력으로 찍은 사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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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용, Museen, c-print, 2013<br> -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테마로 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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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종 전시에 초대되며 주목받고 있는 신진 사진작가 조은용씨가 17일부터 22일까지 ‘die zusammenpassung(경기·게임)’란 이름의 전시회를 연다.

신진작가 조은용 사진전 17일부터 22일까지 열려.

조 작가는 TV나 신문 같은 매체에 등장하는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사회 이면을 담아내는 걸로 유명하다.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해 자살을 시도하는 여성을 사진에 담는가 하면 약물 중독에 빠진 동성연애자를 찍기도 한다. 전쟁 이민자 가정의 어린이를 카메라 앞에 세워 소외된 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종교와 허상에 대해 물음을 던지기도 한다.

그는 사진을 영화 찍듯 복잡하게 찍는다. 스토리보드를 제작하고 조명을 설치하고 배경을 꾸민다. 모델의 의상과 메이크업을 위해 미술팀을 꾸리기도 한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찍는 게 아니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라며 “한 컷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3년 정도 준비한다”고 말했다.

한 장의 사진에 다른 의미를 부여해 재구성하는 식으로 작업하기도 한다. 2013년에 찍은 ‘Museen(미술관)’이란 작품은 2년 전에 촬영한 ‘Essenmahl(최후의 만찬)’을 재구성한 것이다. 조 작가는 “미술관이란 작품은 ‘최후의 만찬’을 배경으로 실제 공간인 미술관을 다시 찍은 것”이라며 “미술관을 우리 사회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혼합해 찍었다”고 말했다.

독일을 무대로 촬영해온 그는 앞으로 한국 도시 풍경과 관련된 작업을 할 계획이다. 전시회가 열리는 곳은 서울 삼청동 세움 아트 스페이스, 문의는 02-799-1943.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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