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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최·강·전 정치톡톡

1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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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택
채인택 기자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전영기 최상연 강찬호의 '최강전 정치 톡톡' 1회>
2016년 2월15일 월요일 오후 녹음
출연: 전영기, 최상연, 강찬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중앙일보 논설위원들이 정치 현안에 대해 톡톡 튀는 이야기를 전하는 펄펄 뛰는 팟캐스트.
오늘은 첫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사드 관련 항우와 유방 싸움 비유, 둘째 더불어 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김종인 현 대표의 안보를 둘러싼 의견차, 셋째 16일의 대통령 연설 등을 주제로 30분간 진행한다.

전=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중앙일보 논설위원 세 사람의 정치 톡톡 팟캐스트를 시작한다. 오늘은 첫 시작이다. 이 토크 모임은 대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핫한 정치 이슈 중 기사나 온라인을 통해서 얘기하지 않았던, 말로 할 수 있는 뒷얘기를 나눠볼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과 정치담당 논설위원 3인이 서로 생각을 더 깊이 나눠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전=아침에 화가 났다. 중국의 외교부장 왕이라는 사람이 한국을 마치 유방과 항우가 초패왕전을 하는 싸움에 빗대서 한국은 더 이상 항우의 사촌동생 같은 대역을 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다.

강=칼춤 추지 말라고 했다.

전=원본을 보면 왕이 외교부장이 항장의 칼춤, 그것은 유방을 노린다는 얘기를 했다. 항장은 항우의 사촌동생인데 항장이 유방 즉, 중국을 노린다. 칼춤을 추며 중국을 노린다고 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한국은 항우의 사촌동생 항장이다. 한국이 칼춤을 춘다고 얘기한 것이다. 그 칼춤이 중국을 겨냥한다고 얘기했다. 그렇다면 미국이 항우인가. 또, 우리는 항우의 사촌동생인 항장인가. 그리고 자기(중국)들은 유방이고 우리는 칼춤을 추는 게 중국을 노리는 것인가. 이런 식의 논리구조를 가지고 전개를 했는데 아침에 보니까 강찬호 위원이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물어본다. 우리가 미국의 하수인인가? 미국은 항우이고 우리는 미국의 사촌동생인가?

강=절대 아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이 자체적으로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 사드를 도입한 것이지 그걸 가지고 ‘미국의 꼬붕이다’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건 외교적인 결례다. 아마도 중국은 고사를 인용한 것이지 특정 국가를 언급한 게 아니라고 변명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중국의 고위관리들이 인용을 많이 했고 이것과 관련해서 (인민일보의 자매지인)환구시보가 며칠 전에 패공이라고 하는 것은 미국과 러시아라고 적시한 바 있다. 우리는 이런 것을 가지고 물고 늘어져서 중국이 조금이라도 우리를 업신여기는 것에 대해서는 강하게 우리가 대응해야 한다.

전=중국은 마치 우리나 북한을 미국과 중국의 사촌동생이라든가 큰형이고 작은동생이라고 생각하는 5000년간의 지배적인 사고방식을 그대로 갖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서 기분이 나빴다. 한국과 중국은 자기 주권을 갖고 자기 외교를 하며 자기 안보를 지키는 나라다. 명백히 얘기하지만 우리는 중국에 별로 관심 없다. 우리는 북한의 공격에 대해서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 사드배치는 오로지 북한의 공격에 대해서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를 쓴 것이지 이것을 미국과 중국의 싸움으로 확장시키려는 의도에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

최=글쎄다. 중국 관리가 한국을 항장으로 표현한 것 자체도 기분이 나쁜데. 중국은 스스로 유방으로 표현한다. 한나라와 초나라 사이에 최종 승자는 유방이다. 유방이 한나라를 만들었다. 결국, 환구시보가 패공을 미국과 러시아로 지칭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유방이 되는 건데, 항우와 유방의 싸움에는 유방이 최종적으로 이기는데 미국이 지금 아무리 나댄다 하더라도 결론적으로는 중국이 이긴다는 얘기다. 결국은 중국이 말하는 중국몽과 관련 있다. 2013년도에 시진핑 중국주석이 취임했다. 첫 번째 연설에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의 꿈을 실현하자고 말한다. 이게 중국몽인데 지향점은 강한성당이다. 강한 한나라, 부유한 당나라를 지금 중국이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21세기의 새로운 실크로드사업인 일대일로를 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중심사업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도 창설하는 것 아닌가.

전=중국 중심의 동아시아투자은행인가.

최=그렇다. 결국은 미국과의 경쟁에서 우리(중국)가 이기는데 한국으로서는 칼춤이나 추고 있다는 식으로 낮춰보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불쾌하다. 뿐만 아니라 G2로서 국제사회가 말하는 세계몽, 국제 사회의 규범과 질서를 따르는 국제사회 리더로서의 G2가 아니라 결국 중국몽이나 말하고 있는 로컬정치의 패권주의여서 실망스러운 언급이라고 본다.

전=그동안 중국은 한국 지도자나 국민에게 호감을 줬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중국 천안문을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이 옆에 섰을 때, 우리는 나름대로 따뜻한 눈으로 바라봤는데 중국의 호의로 느꼈던 것이 중국 입장에서 볼 때는 자신들이 미국과의 패권싸움을 하기 위한 바둑알로 본 것 같아서 맛이 씁쓸하다. 중국 왕이 부장! 말조심하라!

전=다음 주제로 넘어가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이야기다. 문재인 전 대표가 한 주일 정도 고향에서 편안하게 대표 자리를 김종인 비대위원장, 지금 대표에게 넘겨주고 조용히 있는가 했더니 갑자기 어제 트위터에 올리기를 ‘전쟁이냐 평화냐 둘 중에 하나 선택하라’라고 쓰면서 급거 귀경했다. 민주당에서 김종인 대표가 이끌어가는 상황전개를 밑에서 흔드는,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지금의 상황을 마치 전쟁을 우리가 도발하는 것으로 이런 느낌을 주는 식으로 얘기해서 민주당 입장이 무엇인지 혼란을 준다. 강찬호 위원. 문 대표 발언 이후 혼란스러운데 왜 이러는 것인가.

강=기본적으로 대표를 했던 사람이다. 본인이 물러날 때 모든 전권을 김종인 비대위원장에게 넘기고 자신은 초야에 묻혀서 백의종군한대서 얼마나 백의종군하나 지켜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북한 문제가 불거지니까 바로 입장을 드러냈다. 그 입장은 김종인 대표가 보여주는 입장과 상당히 다르다. 김종인 대표는 개성공단 폐쇄에 대해서 섣불리 찬반으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 정부입장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자제하고 지켜보자는 신중론을 폈다. 문대표는 현 대표의 말과 사실상 방향이 다른 쪽으로. 쉽게 말하면 지금 정부가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평화냐 전쟁이냐를 국민이 선택하도록 만들고 있다 라는 식으로. 이것은 어디서 많이 듣던 얘긴데 문대표 원래부터 몸담고 있던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말했던 똑같은 얘기다. 똑같은 얘기가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모처럼 여권출신의 김종인 대표를 영입해서 중도로 외연 확장을 하는 것 같던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표의 귀환을 통해서 적어도 북한 문제만큼은 원점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 라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당의 정체성 논란으로 불거질 전망이다.

전=최 위원. 문재인 전 대표의 결심과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최=야당 의사결정 구조 자체에 문제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우선 문재인 전 대표가 당대표로 취임한 일 년 동안 친노패권주의와 계파갈등 때문에 당이 하루도 편안한 날이 없었다. 그게 문제가 돼서 안철수 전 대표가 탈당하고 야권이 분열해서 문 전대표가 책임지고 물러났다면. 모든 전권을 지금 현재 비대위의 김종인 대표에게 넘겨줬다면 현실적으로 김종인 대표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문 전 대표가 안보불안. 안보가 위기상황이기는 하다. 여기에 대해 문 전 대표가 박근혜 정권의 대북정책이 옳다, 그르다 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정식으로 즉, 야당의 의사결정구조를 통해서 한목소리로 나와야지. 당대표와 지도부가 전혀 상반된 목소리를 내는 야당의 의사결정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

전=세 사람이 얘기하는데 애청자들에게 우리가 극우파인 것처럼 손가락질 받을 수도 있겠다. 최 위원은 극우파인가?

최=아니다.

전=건전한 보수 정도로 알고 있다.

강=야당은 충분히 대화를 주장할 수 있고 북한에 강경노선보다는 원만하게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분히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 주장하는 절차와 방식이 잘못됐다. 정권을 현 대표에게 넘겨준 지 며칠 됐나. 그런데 현 대표와 전혀 다른 방향에서 이렇게 얘기를 막 해버리면 당이 어디로 흘러갈 것이며 총선을 앞두고 당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국민이 눈여겨보고 있는데 이는 전면으로 원점 회귀하는 모습이다. 이것을 비판하는 것이지 대화 하자거나 강경론에 문제가 있다 라고 하는 이 자체를 비판하는 게 아니다.

전=문재인 전 대표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 첫 소식을 들은 게 중앙일보 기자가 닷새 전쯤에 양산에 있는 문 대표 집에 가서 인터뷰를 하던 도중 우리 기자가 전달해줘서 처음 안 것으로 우리는 파악한다. 문 대표는 시골의 자기 집에 있었던 상황이다. 그 닷새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중앙에서 어떤 분석과 판단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교감과 정보를 파악한 흔적은 없다. 많은 취재와 고민과 정책적 대안을 준비해서 냈다는 느낌보다는 트위터를 통해서 훌렁 자기 입장을 밝혔다. 책임 있는 지도자, 더구나 내년에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지도자로서 가벼움이다. 이 부분을 면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조금 더 신중하게 생각한 뒤에 얘기했어도 되지 않았는가. 이 부분을 지적하고 싶다.

최=문재인 전 대표가 가져온 프레임 자체가 전쟁이냐 평화냐다. 이는 일차적으로는 김정은에게 물어야 한다. 북한이 먼저 4차 핵실험을 했고 로켓, 미사일을 시험발사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북핵이 있는지 없는지, 얼마나 소형화됐고 경량화됐는지 이를 실어 를 미사일은 어느 정도까지 발전하여 있는지. 사실 전 계에 아무도 모른다. 어쨌든 대략 현재 북한 기술수준으로는 80% 이상까지는 같다고 보는 것이고 로켓 실험까지 성공했다면 언제든지 북한의 핵무기가 언제든지 어디든지 날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도발을 한 먼저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 전대표는 과거에 천안함 폭침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분명히 발언한 적도 있다. 그렇다면, 이 안보상황에 대해서는 북한 김정은은 평화로 갈 인가 전쟁으로 갈 것인가 책임을 묻고 그 뒤에 여러 가지 논란에 동참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전=문재인 전 대표의 철학과 기본정책의 기조는 존중한다. 다만, 그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 절차 형태는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 이 말을 정치 톡톡 위원들이 건의한다.

전=오늘의 마지막 주제다. 내일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조항을 근거로 들어서 정책연설을 하기로 했다. 원래는 내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연설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대승적으로 양보했다. 대통령이 내일 연설하고 이 원내대표는 하루 뒤에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못하는 점 중 하나는 소통이 약하다. 설명이 없다 독단이다. 불통이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모처럼 소통을 하는 것인가

강=청와대 쪽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그쪽에서 보는 시각이 재밌다. 중앙일보처럼 균형을 찾는 언론에서 자꾸 야당대표랑 대화하라 하는데 야당이 툭하면 발목을 잡고 법안에 대해서 협상 기미도 안 보이는데 대통령이 여당대표 자리도 아니고 그런 상황에서 야당대표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대신에 이번 경우는 다르다고 말한다. 국가가 10년, 20년,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는 중대사다. 개성공단폐쇄조치가 말이다. 대통령이 국민과 언론, 국회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내일 중대사기 때문에 내일 나와서 설명하는 것이다.

최=내일 현직 대통령 국회 연설이라는 측면 자체에서는 아주 이례적인 빅 이벤트다. 1987년 개헌 이래 직선제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한 것은 20차례도 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도 대부분 예산안 시정연설 등의 수준이었는데 국정현안에 대해서 연설하는 것은 3~4차례에 불과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첫 번째다. 과거에 1989년 노태우 대통령은 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국회에서 발표한 적이 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갑작스럽게 국군의 이라크 파병 문제를 조속히 처리해달라고 특별 연설을 했다. 안보 위기 상황이라는 특별한 이유 때문에 대통령이 국회에서 연설한다지만 그 연설 자체보다도 대통령이 불통대통령이어서 야당과 여당 지도부와 소통이 안 되어있는 것으로 되어 있지 않나. 전후에 국회의장단이나 대표단과 얼마나 티타임 등의 형태를 통해서 충분히 소통이 이뤄질 것이냐. 지금 정부가 갖고 있는 비밀스러운 정보를 야당 대표에게 설명하고 야당 대표는 국정에 협조하고 법적으로 입법화할 것이 있으면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의 만남 자체에 관심이 간다. 김 표는 과거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공신이다. 경제민주화공약을 만들었고 경제교사로까지 불렸는데 그 뒤에 악연이 이어졌다.

강=얼마나 악연이냐면 김종인 대표가 생일을 축하한다고 청와대에 난을 보냈는데 안 받았다는 것 아닌가.

전=현기환 정무수석이 안 받았다.

최=적장이 됐다. 결국, 적장과 어떤 얘기를 나눌 것인가. 축하 난을 받지 않을 정도로 감정의 골이 있는 상대와 어느 정도, 어느 수준까지 얘기를 나눌 것인가도 관심이다. 또 안철수 의원은 당내 교섭단체가 구성이 안 되어 있어서 끼지 못한다지만 티타임으로는 만날 수 있지 않겠나. 삼자가 대면하나

강=그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정의회 의장, 국회부의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 정도가 참여한다. 아직 교섭단체 구성되지 않아서 국민의당은 빠질 모양이다.

전=눈치를 챘다. 지난주 금요일자 사설을 쓸 때 이렇게 했다. 지금은 준전시상황이다. 북한에 대해 안보를 보는 대척점이 있을 수 있으나 지금은 북이 도발한 준전시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데프콘 상항이다. 준전시 상황에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국민을 안심시키고. 김정은의 도발에 대해서 경고 내릴 필요가 있다. 50%만 가지고서는 이끌 수 없다. 그래서 금요일에 우리가 사설에 쓰자고 한 게 여야 지도자 초당적 대처선언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날 그렇게 칼럼도 썼고 사설도 썼다. 정치라는 게 권력추구하고 싸우더라도 공동위협에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 그러므로 어느 당을 지지하든 안보의 긴장 상황에선 첫째, 여야가 김정은의 오판에 대해서 경고하라. 둘째, 김정은 오판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하라. 셋째 서로가 안보적 위기상황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도록 기초적인 선언이라도 하라고 썼다. 그즈음에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전화 와서 위태한 상황에서 초당적 대처를 어떻게 하나고 물었다. 그래서 우리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지분이 있는 지도자가 만나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은 더민주당은 물론 국민의당도 최소 20석의 지지를 갖는 정당이니 만나야 한다. 천정배, 안철수 최소한의 기초적 선언 합의하라고 직접적으로 전달했다. 전개가 궁금하지만 스피치를 통해서 공동체 위기 앞에서는 감동을 이끌어내는 연설이 있기를 바란다. 의전이나 형식에 있지만 더민주당과 국민의당까지 참여해서 초당적인 선언이 나오기를 바란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옛날, 1941년 영국의 윈스턴 처칠 총리가 나치의 공격을 받았을 때 국민과 국회에 호소했다. 이렇게 말했다. “내가 여러분에게 드릴 것은 피와 땀과 눈물뿐이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 사태 때 선거에서 지는 것은 정당이 지겠지만 안보에서 지는 것은 나라가 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연설의 핵심은 사심이 없다는 점이다. 국민에게 요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하겠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안보적 상황에서 치고 나가는 힘이 있음을 인정한다. 평소 자잘하다, 자기 것만 챙긴다는 느낌을 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에게 감동을 주면 적대 세력을 녹이고 미워하는 사람을 풀어놓는다. 감동을 주는 연설, 김정은이 듣고 벌벌 떠는 연설이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짧은 스피치를 10초씩 하자.

강=김종인 더불어민주당의 반응이 궁금하다. 야당은 여당의 안보 프레임, 하나가 되자는 프레임을 거부하고 전쟁이냐 평화냐. 우리 야당을 선택해서 평화를 이끌자고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김종인 대표가 야당의 모습을 답습할 것인지 대통령의 초당적 대처 협조 요청에 응답할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다.

최=정기국회가 지난 9월 초에 열렸다.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가 법안처리를 안한 것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야당이 다 들어주면 경제가 갑자기 살아날 것처럼 비난했다. 야당이 모든 법을 다 살려 줄 테니 경제 살려내라, 이런 식으로 공격하지 못하는 야당도 한심하나 일방적으로 국회를 매도하는 대통령도 문제가 있다. 모든 것은 진정성이다. 내일 대통령이 진심을 다해서 안보불안 안보위기 앞에서 애국적인 마음으로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담는 진정성 있는 그러한 마음이 전달되는 자리, 국회 연설이 되기를 기대한다. 남 탓 말고 말이다.

전=남 탓 말고 내 탓하자.

강=박 대통령이 처칠이 될 수 있을까.

전=기대해보자. 전영기, 최상연, 강찬호 세 명은 앞으로 시간 되는 대로, 이슈 있는 대로 여러분을 자주 찾아뵙겠다. 기대해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