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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金 이상화 "빼앗긴 메달 되찾아 기분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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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가 세계 정상을 되찾았다.

이상화는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4초859을 기록해 금메달을 따냈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통산 3번째(2012·2013·2016년) 챔피언에 올랐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강력한 경쟁자 장훙(28·중국)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인코스를 배정받은 이상화는 100m를 10초29로 주파했다. 24명의 선수 중 가장 빠른 기록으로 장훙(10초80)보다도 0.51초 빨랐다. 빠른 스타트를 보여준 이상화는 인·아웃 코스를 바꾸는 두 번째 코너 구간에서도 장훙을 멀찍이 따돌렸다. 힘이 좋은 장훙은 이상화를 맹추격했지만 끝내 따라잡지는 못했다. 이상화는 37초42를 기록하며 장훙(37초78)을 제치고 여유있게 1차 레이스 1위에 올랐다.

2차 레이스에서도 이상화의 질주는 이어졌다. 이상화는 마지막 조에서 장훙과 자리를 바꿔 아웃코스에서 출발했다. 이상화는 이번에도 완벽에 가까운 출발을 했다. 10초29로 100m를 통과했다. 속도를 유지한 이상화는 두번째 코너에서 일찌감치 장훙을 제치고 나섰다. 마지막까지 속도를 유지한 이상화는 2차에서도 37초43의 최고 기록으로 골인했다. 1차 2위에 올랐던 장훙은 2차 레이스에서 37초90에 머물면서 합계 75초688을 기록하면서 3위로 밀려났다. 은메달은 미국의 브리타니 보우(75초663)가 차지했다.

이상화는 2010 밴쿠버 올림픽 이후 줄곧 세계 최강을 지켰다. 올림픽 직후인 2011년에는 2위를 기록했지만 2012·2013년 2연패를 달성했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는 역대 3번째로 500m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무릎 부상의 영향과 컨디션 난조로 아쉽게도 5위에 머물렀지만 올시즌 월드컵 시리즈에서는 8번 참가한 500m 레이스 중 4번 우승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상화는 5차 월드컵에도 나서지 않으며 세계선수권을 착실히 준비했다.

이번 우승이 더욱 의미있는 건 올 시즌 급부상한 경쟁자 장훙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는 점이다. 장훙은 올해 이상화와 나란히 월드컵 시리즈에서 가장 많은 4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월드컵 랭킹에서는 이상화(680점)보다 10점 앞서 1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특히 이상화와 함께 출전한 6번의 월드컵에서 4번이나 이상화보다 좋은 기록을 냈다. ISU도 이번 대회를 앞두고 가장 접전이 펼쳐질 종목으로 여자 500m를 꼽기도 했다.

그러나 장훙은 제대로 칼을 벼른 이상화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이번 대회 1000m 출전까지 포기한 이상화는 경기 전날 가볍게 워밍업을 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시즌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에서 완벽하게 장훙을 압도했다. 27·28일 서울에서 열리는 스프린트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않는 이상화는 캐나다로 돌아가 3월에 열리는 월드컵 파이널을 준비한다.

이상화는 "지난해에는 올림픽이 끝나고 운동을 많이 하지 못해 메달을 따지 못할 것을 예상했다. 다시 정상에 올라 기분이 좋다. 빼앗긴 메달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이상화는 월드컵 선발전에서 실격을 당하고 스프린터 대회에도 결장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상화는 "하나의 훈련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잘 이겨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소치 올림픽 때의 느낌을 찾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이번 시즌 1차 월드컵에서부터 돌아온 것 같다"고 웃었다.

남자 1000m에 출전한 단거리 기대주 김태윤(22·한체대)은 1분9초31을 기록해 24명 중 9위에 올랐다. 생애 첫 세계선수권에서 톱10 진입 목표를 이룬 김태윤은 "5차 월드컵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경기를 잘 풀었다. 10위 안에 들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함께 출전한 김진수(24·의정부시청)는 1분9초64를 기록해 13위에 올랐다. 우승은 단거리 강자인 파벨 쿨리즈니코프(러시아·1분8초33)가 차지했다.

남자 5000m에서는 '장거리 최강자'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6분10초31로 요리트 베르스마(네덜란드)를 0.35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대회 4연패에 성공한 크라머는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2관왕(5000m·1만m)에 올랐다. '장거리 간판' 이승훈(28·대한항공)은 매스스타트에 주력하기 위해 출전하지 않았다. 이승훈은 김철민(24·강원도청)과 함께 14일 밤 11시 12분 열리는 매스스타트에서 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팀 추월에서는 네덜란드가 우승했다.

콜롬나(러시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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