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돈벌려면 2~3선 도시로 눈 돌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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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서부 중심지인 쓰촨성(四川省)의 청두(成都). 하이테크 산업단지로 향하는 톈푸다다오(天府大道) 도로를 지나면 ‘운동 경기장’을 방불케 하는 복합 쇼핑몰이 눈에 들어온다. 둘레만 2㎞에 연면적 176만㎡로 세계 최대 규모로 알려져 있다. 하루 4만 명이 방문할만큼 ‘매머드급 소비력’을 자랑한다.

전경련 ‘6하 원칙’ 공략법 제시
중산층 급증하는 충칭·시안 주목
돈 잘쓰고 새로운 것에 강한 욕구
스마트시티 관련 기업들에 기회
의류·프리미엄 먹거리 등 유망

이곳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의 장동호 법인장은 “사람들이 돈을 잘 쓰고, 새로운 걸 찾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기업·제품의 진출은 활발하지 않다.

유지미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팀장은 “청두와 인근 충칭은 물론 중산층이 빠르게 늘고 있는 항저우·시안 같은 ‘2~3선 도시’를 주시하라”고 말했다. 베이징·상하이 등 동부의 ‘레드 오션’에서 출혈 경쟁을 피하고 남들이 가지 않은 ‘신(新) 시장’에 먼저 발을 내밀라는 취지다. ‘어떤 장소’(Where)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공 성패가 갈린다는 조언이기도 하다.

유 팀장은 “이들 도시에선 중국 정부가 도시화 일환으로 ‘스마트 시티’정책을 추구하고 있어 정보통신기술(ICT) 솔루션 기업들이 눈 여겨 볼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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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4일‘6하 원칙’에 따른 중국 공략법을 제시했다. 먼저 ‘어떤 소비자(Who)’를 붙잡을지부터 꼼꼼히 따지라고 권했다. 중국의 인구는 20~39세가 31%로 가장 많다.<그래픽 참조> 이들은 특히 ‘온라인 구매’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1월 11일 ‘솔로 데이’ 당시 티몰에서 인터넷 예약 판매의 37%를 차지한 것도 20대였다.

한종훈 전경련 국제협력팀 과장은 “올해부터 ‘두 자녀’ 정책이 전면 시행되면서 영유아 용품 시장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또 오는 2020년 중국 여성 소득이 4조 달러까지 불어나면 ‘화장품 시장’도 더욱 빛이 날 전망이다. ‘시기적(When)’으로도 기회다. 중국은 올해~2020년까지 ‘13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한다. 이 기간에 환경보호 등 중국 정부의 정책을 살피면 새 시장이 보인다는 것이다.

‘친환경 자동차’의 경우 중국에서 최근 5년간 22배 성장했다. 정부가 2020년까지 ‘500만 대 보급’을 목표로 밀고 있는 분야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산 제품의 절반 가량이 관세가 없어진 만큼 지금이 적기다.

갈수록 생활 수준이 높아지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무엇(What)’을 내놓을지도 관건이다. 현재 8000달러 가량인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1만 달러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고급 기호’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유 팀장은 “특히 2008년 멜라닌 분유 파동 등 ‘식품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중국에서 분유를 포함해 ‘프리미엄 먹거리’ 시장이 유망하다”고 봤다. 현지 ‘웰빙 식품’ 시장은 2009년 911억 위안(1630억원)에서 최근 5000억 원 위안으로 불어날 정도다.

또 최근 중국 경제가 ‘저성장 우려’를 낳고 있지만 ‘온라인 구매’는 예외다. 지난해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규모는 712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경련은 특히 “우리 기업들은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류를 눈 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향후 온라인에서 가장 구매하고 싶은 상품으로 의류·신발·모자·아웃도어 제품류가 압도적 1위(67%)를 차지했다.

한종훈 과장은 “지구촌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모하는 중국에 진출해 성공하려면 핵심 키워드만 충분히 이해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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