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시애틀과 마이너 계약…"주전 확보 노력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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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보이' 이대호(34)가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예상과 달리 마이너리그 계약이다.

시애틀 구단은 4일(한국시간) "이대호와 1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대호의 국내 에이전트인 몬티스스포츠 매니지먼트그룹도 미국 에이전트이자 협력사인 MVP 스포츠 그룹과 함께 "이대호가 시애틀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때 계약 내용이 달라지는 '스플릿 계약'을 맺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를 보장받지 못하고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해 로스터 진입을 위한 경쟁을 벌여야한다. 1년 400만 달러로 알려진 계약규모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 약속된 활약을 펼쳤을 때 받게 될 인센티브 등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이대호는 계약 후 매니지먼트를 통해 "메이저리그라는 최고의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기회에 무엇보다 기쁘다"면서 "스프링 캠프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서 팀에서의 주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그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다. 수준 높은 경쟁을 통해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내 능력을 십분 발휘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대호는 1루수 경쟁이 가능한 또 하나의 우타자 요원"이라며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에서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우리 팀에서 어떻게 그 능력을 발휘할 지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해 11시즌 동안 활약하며 최고 타자로 성장했다. 2010년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을 석권하며 MVP를 수상했다. 1루수와 3루수로서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다. 이후 2012년부터 두 시즌 동안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뛰며 변함 없는 활약을 펼친 이대호는 2014년 소트프뱅크 호크스로 팀을 옮겨 일본시리즈 2연패에 공헌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타율 0.282 68득점 31홈런 98타점을 기록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30홈런을 넘겼다. 일본시리즈에서는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MVP에 선정됐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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