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불가능했던 간 전이 직장암, 치료 새 길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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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가 다른 장기에 전이돼 암 절제 수술이 어려운 말기 직장암(항문에 가까운 부위에 생긴 대장암) 환자도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기존엔 전이성 직장암 환자의 경우 수술이 거의 불가능했다.

김남규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팀은 2011~2014년 간 전이 진단을 받은 4기 직장암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항암약물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 뒤 암 크기를 줄였더니 25명(78%)이 수술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25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환자들에게 2주 간격으로 네 차례에 걸쳐 3가지 항암제를 복합해 투여했다. 이어 1주일 뒤 직장암 부위에 5일간 방사선 치료를 진행했고, 다시 1주일 뒤 앞서 투여한 동일한 항암제 치료를 네 차례 시행했다. 이러한 치료를 마치자 32명의 환자 중 25명은 종양 크기가 줄어들었고, 직장과 간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게 됐다. 김 교수팀은 수술을 받은 환자 중 17명은 건강한 상태라고 전했다.

201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에만 암세포가 퍼진 초기 대장암(직장암 포함)의 5년 상대 생존율은 95.3%이다. 하지만 간 처럼 멀리 떨어진 장기에 전이된 말기 대장암(직장암 포함)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9%로 확 떨어진다.

김 교수는 ”간 전이가 있는 직장암 치료에 있어서 먼저 항암약물치료와 방사선치료로 종양크기를 줄인 뒤에 수술하는 것이 안전하고, 암 축소에 확실한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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