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CNN' 알 자지라 미국에서 철수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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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의 CNN’이라 불리는 ‘알 지지라’의 미국본사(Al Jazeera America)가 오는 4월 문을 닫는다. 뉴욕타임스는 13일(현지시간) 알 자지라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지 3년 만에 철수한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건 이미 경쟁이 한계에 다다른 ‘레드 오션’인 미국 방송 시장에서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알 자지라 아메리카’의 최고경영자인 알 안스테이(Al Anstey)는 사내 회의에서 “미국 미디어 시장이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에 비쳐봤을 때 알 자지라의 수익 모델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이사회가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알 자지라는 아랍어로 ‘섬’, ‘반도’라는 뜻으로 아라비아 반도를 의미한다. 1996년 카타르 국왕이 설립한 뒤 아랍권을 대표하는 방송사로 성장했다. 지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ㆍ11 테러’ 당시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 지도자들의 인터뷰를 방송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알 자지라 미국 본사는 2013년 8월 첫 신호를 쏘아 올렸다. 당시 5억 달러를 들여 앨 고어가 소유한 케이블 채널을 사들였다. 미국에서 보다 무게감 있는 뉴스를 보도하겠다는 포부와 달리 황금시간대에도 시청자가 3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경영난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엔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 ‘성차별주의와 반유대주의’ 회사 문화를 고소하면서 회사 간부층들이 회사를 떠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5월엔 회사 최고경영자가 바뀌는 등 혼란을 겪었다. 회사 내부의 불안으로 시청률도 낮은 악순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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