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관광 활성화, 나라장터가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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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전북 전주 중앙중학교 김선옥(48·여)교사 등 교사 5명은 지난해 12월 18일 특수학급(장애아) 학생 10명을 인솔해 군산으로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왔다. 하루 동안 군산시내 근대건축물 등을 둘러보고 금강하구의 철새도 관찰했다. 일제 강점기 때 쌀 수탈 기지였던 군산에는 당시 지은 근대 건축물이 많다. 조선은행 군산지점(등록문화재 제374호), 조선미곡창고 주식회사(장미공연장) 등이다. 김 교사가 이용한 여행상품은 조달청과 군산시가 만든 ‘군산역사문화탐방’이다. 군산시가 버스를 제공하고 문화유산해설사까지 보내 체험학습을 도왔다. 비용은 총 8만원(1인당 약 5000원)으로 싼 편이었다. 김 교사는 “이 정도의 인원이 하루 여행하려면 수 십만 원이 들었을 것”이라며 “공공기관에서 마련한 여행상품이라 안전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이용했다”고 말했다.

조달청, 지자체들 손잡고
여행상품 개발해 내놔
초·중·고 등 공공기관 대상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할 것”

 조달청이 지난해부터 개발해온 여행상품이 지자체 관광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조달청은 지난해 3월 군산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지자체 14곳과 협약을 맺고 여행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서천 금강하구 생태학습▶태백 365세이프타운 체험▶순천만 생태관광 체험학습▶담양 생태·인문 기행▶영동 국악체험▶유유자적 하동여행▶부안 민족리더 및 나라사랑 인성교육▶산청 동의보감촌 관람 등이다. 또 북한산과 지리산 국립공원 생태체험 코스도 마련했다. 이들 상품은 조달청 인터넷 사이트(나라장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전국 초·중·고교와 관공서가 주요 이용 대상이다. 군산시 근대역사박물관의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방문객은 74만5980명으로 2014년 같은 기간(37만1907명)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 서천 생태탐방객도 지난해 1400명(5~10월)으로 전년도 680명에 비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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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규(56·사진) 조달청장은 “적은 비용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상품이어서 인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여행상품 개발을 주도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 이후 수학여행까지 거의 중단되는 등 경기침체가 계속됐다”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관광 활성화에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교적 덜 알려진 곳이지만 스토리가 있는 지역을 집중 발굴하는 데 역점을 뒀다”며 “지자체와 협약을 맺기 전에 현지를 답사하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고 했다.

 김 청장은 『논어』의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를 예로 들며 국내 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청장은 “외국으로만 떠나지 말고 우리나라 곳곳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즐기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며 “금수강산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올해는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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