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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충전해 600㎞ … 서울~부산 찍고 대전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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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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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6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삼성SDI 직원이 1회 충전 시 최대 600㎞까지 주행 가능한 고(高) 에너지밀도 전기차 배터리 셀 시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삼성SDI]

한번 충전으로 600㎞를 달릴 수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가 나왔다.

삼성SDI, 디트로이트서 시제품 공개
기존 제품보다 성능 20~30% 향상

 삼성SDI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Cobo)센터에서 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고(高)에너지밀도 전기차 배터리 셀 시제품(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삼성SDI가 이번에 선보인 600㎞급 시제품은 현재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500㎞급 보다 에너지밀도와 주행 거리를 20~30% 향상시켰다. 삼성SDI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개된 배터리 셀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으로 2020년부터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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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터리 제조 경쟁은 크게 두 갈래로 펼쳐진다. 하나는 같은 크기에 얼마나 더 많은 전기 에너지를 담느냐다. 저장되는 에너지의 밀도를 높이는 기술력 경쟁이다. 삼성SDI 측은 “600㎞ 배터리 셀의 경우 배터리 소재를 기존 제품과 달리함으로써 효율을 높였다”고 밝혔다. 어떤 소재를 썼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하나는 배터리 부피를 얼마나 줄이느냐는 경쟁이다. 같은 배터리 셀도 내부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배치 방식을 달리하면 전체 크기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전기 자동차용은 부피를 줄여야 자동차 내부 공간을 넓게 쓸 수 있고, 디자인 유연성도 커진다. 마치 반도체 업계가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누가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하는지를 놓고 집적률 경쟁을 벌이는 것과 유사하다.

 삼성SDI는 이번 모터쇼에서 ‘전기자동차(EV)용 초슬림 배터리 팩’도 선보였다. 기존 EV용 팩보다 높이를 20~30% 줄인 콤팩트 타입 배터리로, 사이즈를 줄이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유지한 제품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초슬림 팩은 기존 전기 자동차에 적용하기가 훨씬 쉽고 대량 생산과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며 “슬림 배터리의 등장으로 전기차 시스템의 플랫폼화가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삼성은 ‘저전압(LVS) 솔루션’ 제품도 선보였다. LVS 솔루션은 일반 자동차의 납축 배터리를 리튬이온 배터리로 대체하거나 기존 배터리에 덧붙여 사용할 수 있다. 삼성SDI 측은 “일반 자동차를 소유한 고객도 LVS를 장착하면 연비를 3~20%까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완공한 중국 시안공장과 전기차용 팩 거점인 오스트리아 법인과의 시너지를 통해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도 밝혔다. 고에너지밀도 배터리 셀, 컴팩트 배터리 팩 등의 고전압배터리 시스템(HVS) 제품에서부터 LVS 제품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요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은 “자동차 업체들과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 라인업으로 북미 지역을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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