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이르면 이번주 미국 팀과 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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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일본도 아니고, 한국도 아니다. 새 둥지를 찾고 있는 오승환(34)의 시선은 미국을 향한다.

빅리그, 개인적 일탈에는 관대해
세인트루이스 등 복수 구단 관심
에이전트, 계약 체결 가능성 언급

 오승환은 올시즌 뒤 일본 프로야구 한신과 2년 계약이 끝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오른 오승환은 시즌 뒤 메이저리그(MLB)행과 한신과의 재계약을 놓고 저울질을 했다. 그러나 오승환의 한신 잔류 가능성은 사라졌다. 2014년 마카오에서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뒤 한신은 협상 테이블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일본 프로야구는 지난해 요미우리 선수들이 불법 베팅을 하다 적발되는 바람에 홍역을 치렀다.

 한국 복귀 가능성도 ‘0’에 가깝다. 오승환은 지난달 30일 벌금형(700만원) 처분을 받았다. 벌금형에 그친데다 한신 소속으로 있었을 때 일어난 일이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를 따로 받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승환이 국내로 U턴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포스팅으로 일본에 진출한 오승환이 돌아올 경우 원소속팀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을 해야하는데 삼성은 오승환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 삼성은 윤성환(35)·안지만(33)·임창용(40)이 도박 사건에 연루돼 골머리를 썩었다. 도박 혐의를 시인한 임창용은 방출했고, 혐의를 받고 있는 두 선수도 징계 수위를 놓고 고민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승환을 영입하기는 어렵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 구단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오승환을 데려올 생각이 전혀 없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오승환은 미국행에 집중하고 있다. MLB 구단들은 삼성에서 해외진출 자격을 얻은 지난 2013년 겨울부터 오승환에게 관심을 보였다. 당시는 FA 자격이 아니라 이적료가 발생했기 때문에 계약까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복수의 구단이 오승환과 접촉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오승환의 기량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미국 매체 야후스포츠는 오승환을 ‘한국의 마리아노 리베라’로 소개하며 자유계약선수(FA) 랭킹 42위에 올렸다. 게다가 미국은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엄격하지만 개인적인 일탈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메이저리그는 아직 FA 시장이 열려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여러 구단이 오승환에게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오승환은 약식기소가 확정된 직후 법률대리인을 통해 팬들에게 사죄의 뜻을 전했다. 지난달부터 괌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어 몸 상태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구체적인 협상도 진행중이다. 오승환의 에이전시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 대표는 지난 달 미국 내슈빌에서 열린 윈터미팅에 참석해 MLB 구단 관계자들과 만났다. 김동욱 대표는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떠한 구체적인 이적 협상도 진행하지 않았다”면서도 “2년 전부터 오승환을 지켜본 구단들이 있고, 시즌이 끝난 뒤 새롭게 교섭을 시작한 구단도 있다. 아직은 정해진 게 없지만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계약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에서 방출된 임창용의 진로는 불투명하다. 임창용은 지난해 2차 드래프트 4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지만 나머지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결국 보류명단에서도 제외되면서 무적 신세가 됐다. 검찰 수사에서 벌금형을 받은 탓에 출장 정지 등의 중징계도 피할 수 없다. 임창용은 여전히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싶지만 그의 입지는 좁은 편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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