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친구들과 다시 만나고 싶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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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중고등학교 전교생 160여명이 모여 한반도 지도를 그렸다. 손에는 통일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적은 하늘색 도화지를 들었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북한에 있는 오빠를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등 많은 학생들이 고향을 다시 찾아가거나 헤어진 가족을 다시 만나고 싶어했다.

'아부지 보고 싶어요'라는 글은 가슴 뭉클하게 한다. 가족·친구와 함께 금강산이나 백두산으로 여행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백두산 천지에 수상음식점을 차리고 싶다는 깜찍한 꿈을 밝힌 아이도 있었다. 사진사가 되어 남한과 북한의 모든 것을 기록해 후대에 남기고, 의사가 되어 북한의 어린이들을 치료해 주고,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등 다양한 소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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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이 되면 북한에 두고 온 친척·친구들과 만나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소망을 밝힌 학생회장 오현민(19)군은 "통일이 되기 위해서는 남북 간의 소통이 지금보다 더 활발해져야 할 것"이라며, "경제적인 부담 등 어려움이 있겠지만 행복은 반드시 어려움 뒤에 찾아 오는 것"이라고 통일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원불교 재단이 설립한 한겨레중고등학교는 북한이탈 청소년들이 탈북 과정에서 받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남한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2006년 경기도 안성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까지 306명의 탈북청소년 및 탈북주민 자녀가 이 학교를 거쳐 남한 사회의 일원이 됐다.

사진·글=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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