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장 안전한 도시 5선, 브뤼셀 가장 위험한 도시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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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지갑이나 노트북을 두고 잠시 자리를 비워도 분실을 당할 위험이 없을 만큼 안전한 도시가 있을까.

 영국 공영방송 BBC는 30일(현지시간) 올해에 이어 2016년에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5곳을 꼽았다. 국가별 정치ㆍ사회ㆍ경제 중장기 분석에 정평이 난 이코노미스트 계열의 세계경제분석기관(EIU)이 선정한 결과다. EIU는 “원래 살던 동네처럼 편한함을 주지만 그렇다고 그 도시가 지루할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했다.

 ①오사카(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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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긴 상점가를 가진 오사카는 주로 상업도시로 각인돼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평화롭고 친절한 도시라고 BBC는 전했다. 17년 전 오사카로 이민 온 영국인 대니얼 리는 “커피숍에서 소지품을 둔 채 자리를 비워도 물건을 잃어버릴 위험이 전혀 없다” 고 “오사카에선 흔한 광경”이라고 말했다. 오사카에서 25년째 살고 있는 요시에 야마모토도 “여자 혼자 한밤중에 지하철을 타도 아무 일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고 장담했다. 세일즈맨의 도시답게 어느 조그만 가게를 들어가도 누구든 친절하게 맞아주는 것도  오사카의 매력이다.

 ②암스테르담(네덜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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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은 길거리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악사의 연주가 마음을 편하게  만든다. 거주민도 81만 명 정도로, 다른 주요 도시에 비해 적은 편이다. 3년 전 뉴욕에서 이사 온 토니 힌터스토이저는 “경찰들마저 상냥하고 예의 바르다”고 만족해했다. 암스테르담 인근 소도시도 평화롭기는 마찬가지. 힌터스토이저는 암스테르담에서 살 때 주의할 점이 한 가지 있다고 했다. “대부분 가옥이 물 위에 지어져서 건물이 수평으로 서 있지 않다”는 것이다. “거실 한 구석에 테니스 공을 뒀는데 이튿날 그 공이 반대 편 구석에 놓여 있어도 놀라지 마시길.”

 ③시드니(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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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리를 걷다보면 더 걷고 싶게 만드는 도시. ”
 아르헨티나 출신의 빅토리아 모그시는 시드니 생활을 이렇게 정리했다. 시드니의 가장 큰 매력은 마치 뉴욕 번화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하면서, 뉴욕보다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것이다. 모그시는 “시드니에서 남쪽으로 3㎞ 떨어진 서리 힐스(Surry Hills)에서 커피를 안 마셔본다면 평생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④싱가포르(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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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시아에선 치안 좋기로 손꼽히는 싱가포르도 안전한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싱가포르 토박이인 반즈레 라비는 “커피숍이나 레스토랑에서 가방, 핸드폰을 자리에 두고 맘 편히 화장실을 다녀와도 아무렇지 않은 곳이 이곳”이라며 “혹여 물건을 훔치다 붙잡힐 경우 받게될 형벌을 사람들이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이 골고루 포진한 싱가포르에선 길거리에서 타 종교에 대해 수근거리는 것도 범죄가 될 수 있다고 한다.

 ⑤스톡홀름(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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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에서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 전업주부 캇 티는 “도로와 떨어져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다닐 수 있는 광장이 많은 게 가장 만족스럽다”고 했다. 런던 출신의 티는 “스톡홀름은 런던처럼 복작거리는 느낌을 덜 준다”며 “고요하지만 새로운 테크놀로지나 트렌드에서 뒤쳐지는 법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위험한 도시로 꼽히는 곳도 있다.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 브뤼셀은 몇 년 전만해도 안전한 도시로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활개치면서 더 이상 안전한 곳에서 멀어졌다. 지난달 자살 테러가 일어난 파리는 물론 브뤼셀도 이 테러의 용의자 4명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몇 달새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급부상했다. 벨기에에선 브뤼셀의 상징적 장소들에서 여러 건의 심각한 공격을 감행할 것을 모의한 혐의로 2명이 체포됐다. 테러 위험 때문에 당국이 새해 행사도 취소했을 정도. 영국 런던에서도 전날 테러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은? 이번엔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2014년 1월 EIU의 안전한 도시 평가에서 세계 50개 도시 중 24위였다. 남북한이 대치하는 게 불안 요소지만 밤거리를 활보할 수 있고, 심각한 테러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그래픽 김하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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