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큰 것을 압도했던 2015년 증시…바이오·중소형주·코스닥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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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큰 것’을 압도한 한 해였다. 올해 국내 증시는 바이오와 중소형주, 코스닥의 승리였다. 중후 장대형 전통산업과 대형주,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30일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9.13포인트(1.36%) 상승한 682.35로 마감해 폐장일 지수로는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한해 상승률도 25.7%에 달했다. 세계 주요 신시장들과 비교해보면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차이넥스트(88.3%)에만 뒤졌을 뿐 나스닥(7.8%)과 자스닥(10.1%)을 모두 앞섰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5포인트(0.25%) 하락하면서 1961.31로 2015년의 장을 마감했다.

지난 연말 종가인 1915.59와 비교해 보면 1년간 2.4% 오르는데 그쳤다. 주요 20개국(G20) 중 9위의 성적이다. 지난해 -4.8%로 거의 꼴찌인 19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순위가 많이 오른편이지만 올 초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올 초 코스피 지수는 승승장구했다.

중국 증시 급등 같은 호재를 등에 업고 상승하기 시작해 4월 24일에는 장중 2189.54까지 치솟았다. 이 때문에 2010년 이후 5년간 계속되고 있는 1800~2100의 장기 박스권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지만 잠시뿐이었다. 그리스 경제위기와 중국 증시 급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 등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코스피는 또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했다. 8월 24일에는 장중 1800.75까지 내려가는 등 1800선이 붕괴할 뻔 했다.

수급도 불안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4년 만에 연간 매도 우위를 보이는 등 3개 주요 수급 주체가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년간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인 액수보다 팔아치운 액수가 3조6000억원 더 많았다. 기관도 연기금이 6년째 순매수(9조1000억원)하면서 분전했지만 전체적으로는 5000억원의 순매도였다. 개인은 7년 연속 매도 우위(-4000억원)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코스피의 21개 산업별 지수 중 의약품(+88.1%)·화학(+44.7%)·음식료(+36.2%) 등 12개가 상승했고, 운수창고(-28.5%), 철강금속(-21%) 등 9개가 하락했다. 전기전자·자동차·철강·조선 등 대형 수출주 및 경기 민감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바이오 열풍’을 등에 업은 의약품과 중국에서 인기가 급상승한 화장품, 내수주 등이 인기를 얻었다. 중형주가 21.1%, 소형주가 20.1%의 양호한 상승률을 보인 반면, 대형주는 0.9% 하락해 체면을 구겼다.

의미 있는 수치가 없었던 건 아니다. 시가총액은 코스피가 1243조원, 코스닥이 201조6000억원으로 연말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 시장 모두 2015년에 시가총액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증시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9조원에 육박하면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반기의 주가지수 급등과 가격제한폭 확대, 액면분할 활성화, 배당증대 덕택에 개인거래가 활성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2.90원 하락(환율 상승)한 1172.50원으로 올해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미국 금리인상 움직임 등에 따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1년 동안 73.2원 하락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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