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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조희팔 2인자 강태용 사선 변호사 선임

중앙일보

입력

4조 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인 강태용(54)씨가 사선 변호인을 선임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8일 영장실질심사 때만 해도 국선 변호인이 강씨를 도왔다.

복수의 검·경 관계자는 29일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강씨가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곧 기소될 예정이어서 공판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중국에서 한국으로 송환된 강씨는 이틀 뒤인 18일 유사수신 행위·사기·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검찰은 구속기간 만료일인 다음달 4일까지 강씨를 기소해야 한다.

강씨는 재판에 대비하는 듯 방어적인 태도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확인된 사실을 물으면 "조희팔이 시켜서 그랬다"며 일부 혐의만 인정하는 식이다. 정·관계 로비 대상자에 대해선 "없다"고 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많아 공소유지에는 문제가 없겠지만 조희팔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람을 추가로 밝혀내진 못했다"고 전했다. 강씨의 입을 열게 할 그의 부인과 아들 행적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조희팔 사건 주변인 620여 명의 계좌를 조사중이다. 숨긴 돈을 최대한 찾아 피해자들에게 돌려주기 위해서다. 또 계좌에 돈이 오간 정황이 나오면 참고인 자격으로 관련자를 불러 강씨와 대질을 하고 추가로 압수수색도 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 10월 강태용씨가 체포된 이후 모두 17명을 구속했다. 조희팔의 아들(30) 부탁을 받고 범죄수익금 12억 원을 자기 명의 계좌에 넣어 숨긴 김모(34)씨를 비롯해 조희팔 측에게서 뇌물을 받은 전직 경찰관이나 가족·지인 등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조씨의 생존 여부에 대해선 "죽었다"거나 "모른다"고 진술했다. 강씨 역시 지난 16일 취재진 앞에서 "2011년 12월 겨울 죽었다. (내가) 직접 봤다"고 말했다. 그는 정·관계 로비 리스트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고개를 푹 숙인 채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검찰은 강씨를 재판에 넘긴 뒤에도 보강 수사를 해 관련자를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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