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배당기준일에 주가 크게 빠진 이유는? 세금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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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기준일에 주가가 크게 빠졌다. 통상적인 경우와 반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배당기준일은 배당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마지막으로 확보할 수 있는 날이다. 이 때문에 통상적으로 ‘사자’ 주문이 많이 들어와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올해 배당기준일인 28일 코스피지수는 -1.3%, 코스닥지수는 -0.7%라는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배당기준일 주가 하락폭으로는 16년만에 최대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증권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변경되는 양도세제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주식 투자 수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개인투자자와 달리 대주주는 주식 매도분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법이 바뀌어 이 대주주 범위가 내년부터 확대되고 세율도 높아진다. 내년 1월1일부터 중소기업 대주주 양도소득세율은 10%에서 20%로 인상되고, 내년 4월부터는 코스닥 상장사 대주주 범위가 지분 4% 또는 40억원 이상에서 지분 2% 또는 2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대주주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이 바로 배당기준일이다. 이 때문에 대주주 요건에 해당되는 사람들이 대주주 범위에서 제외되기 위해 보유 주식을 대거 내다 팔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본지 12월10일자 B7면 참조>

이에 따라 배당락일인 29일에는 주가지수가 예상보다 크게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가가 전날 이미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라 이날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날 코스피 시장의 시초가는 전날보다 7.57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론적인 코스피 현금배당락지수가 전일 지수보다 25.33포인트 내려간 1,938.73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배당락일 시초가 하락폭이 이론지수의 3분의 1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상적인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은 상승 출발했다. 배당락일의 종가는 코스피지수의 경우 2010년 이후 3번 상승, 2번 하락이었다. 코스닥시장은 2010년 이후 5번 모두 상승 마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범위와 관련된 세제 변경 등의 영향으로 전일 급락한 만큼 오늘은 회복국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진석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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