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국제유가 계속 떨어지는데 주유소 기름값 8월보다 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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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지만 서울시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소폭 내리다 멈추거나 오히려 오름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이 지난 8~10월 서울지역 25개구 562개 주유소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국제유가는 꾸준히 하락했지만 휘발유와 경유 최고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요지부동이었다. 고급휘발유 최고가격은 9월에 잠시 내리다 10월에 다시 8월 수준으로 올랐다. 휘발유와 고급휘발유의 10월 최저가격도 오히려 8월보다 높아졌고 특히 경유 최저가격은 3개월 내내 계속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모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고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하지만 국내 독과점적인 유통구조를 개선해 석유가격을 안정화하고 가격을 인하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정유사별 휘발유 평균 가격은 SK에너지가 가장 비쌌고 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순이었다. SK에너지는 리터당 1669원(8월), 1637원(9월), 1617원(10월)이었고 GS칼텍스는 1652원(8월), 1615원(9월), 1603원(10월)이었다. 에쓰오일은 1596원(8월), 1563원(9월), 1543원(10월)으로 조사됐고 현대오일뱅크는 1576원(8월), 1541원(9월), 1521원(10월)으로 나타났다. 알뜰주유소 등 기타 주유소 평균 가격은 1517원(8월), 1484원(9월), 1466원(10월)이었다.

같은 구 내에서도 리터당 휘발유 가격 차이가 최대 847원이나 났다. 일례로 8~10월까지 휘발유 가격 차이가 가장 컸던 곳은 양천구 지역의 9월 휘발유 판매 가격으로 최고(1899원·GS칼텍스)와 최저(1052원·GS칼텍스)가격 차이가 가장 컸다. 또한 서울지역 25개구 일반주유소가 셀프주유소에 비해 108~116원 정도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셀프주유소 최저가격이 일반주유소 최저가격보다 더 비싼 곳도 25개구 중 8월에는 9개(36%), 9월에는 12개(48%), 10월에는 9개(36%)에 달했다.

통상 셀프주유소가 일반주유소보다 무조건 가격이 더 저렴할 것이라는 인식과 차이가 큰 결과다.

이번 조사대상인 562개 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www.opinet.or.kr)’에 가격이 공개된 곳들이다. 그러나 이중 고급휘발유 14곳, 휘발유 17곳, 경유 21곳 등이 오피넷 가격과 실제 주유소 표시가격에서 차이를 보였다.

소시모는 “주유소는 판매가격을 표시할 때 정확한 가격 정보를 표시해야 하며, 오피넷 역시 정확한 가격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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