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밀라노 스모그 숨 막혔던 크리스마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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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가 심해져 주황색 경보가 발령된 25일 마스크를 쓴 베이징의 학생들. [베이징 AP=뉴시스]

 올해 세계는 기상이변 사태가 속출하는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중국 베이징과 이탈리아는 ‘스모그 성탄’을 맞이했고 미국과 남미에선 엘니뇨(적도 부근 해수면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태풍과 물난리를 겪었다.

베이징 공항선 항공편 300편 취소
밀라노 내주 사흘간 차 운행 중단
환경부 “한국엔 큰 영향 없을 것”

베이징에는 22일 자정 스모그 적색경보가 해제된 지 사흘 만에 스모그가 다시 찾아왔다. 중국 주재 미국 대사관이 공개한 25일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 베이징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556㎍/㎥였다.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25㎍/㎥)보다 22배 높은 수치다. 적색경보가 발령됐던 19~22일 베이징 PM 2.5 농도는 200~450㎍/㎥였다. 이날 오전 베이징 가시거리는 200m에 불과했다. 법제만보(法制晩報)는 25일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서 비행기 300여 편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베이징시 당국은 이날 오전 최고 등급(1급)인 적색경보 대신 2급인 주황색 경보를 발령했다. 심각한 스모그 오염이 3일 이상 지속돼야 적색경보를 발령하는데 이번 스모그는 26일 일부 해소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중국에서 주황색 경보가 발령되면 분진 발생이 예상되는 공사현장이나 오염배출 기업의 조업이 일부 제한된다. 중국 환경보호부가 367개 도시의 공기질을 조사한 데 따르면 23일 기준 9.8%만이 ‘우수’ 판정을 받았다. 특히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안양(安陽)시 등 13개 지역은 공기질지수(AQI)의 최고치인 500을 넘었다. 한국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환경부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25일 “이번 주말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보통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탈리아 밀라노는 스모그 영향으로 다음주 사흘간 차량 운행을 중단키로 했다. 25일 밀라노 당국은 28일부터 사흘간 오전 10시~오후 4시 차량 운행을 금지했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1.5유로(약 1900원)의 특별 ‘반 스모그’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로마에선 28일부터 이틀간 차량 홀짝제를 실시한다.

 인도 뉴델리는 24일 PM 2.5 수치가 293에 달해 WHO 권고 기준(20)의 15배였다.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인도 정부는 내년 부터 뉴델리에서 승용차 홀짝 2부제를 실시키로 했다.

 23일 미국 중남부에선 시속 220㎞ 이상의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해 10여 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 미시시피주는 긴급 재난사태를 선포했고, 조지아와 앨라배마주엔 토네이도 경고가 발동됐다. 지구촌 곳곳에 이상고온을 일으키고 있는 수퍼 엘니뇨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채드 마이어스 CNN 기상 예보관은 “엘니뇨 때문에 형성된 한랭전선이 대기를 밀어 올려 토네이도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베이징·뉴욕·런던=최형규·이상렬·고정애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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