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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침, 동네병원서 병 키울 수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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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농어촌 지역과 동네 의원의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환자에 대한 관리가 부실한 걸로 나타났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흡연과 대기오염 등으로 폐 기능이 저하되는 병으로 만성 기침과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국 6691개 폐질환 진료기관(환자 14만1782명)에 대한 평가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 모르고 방치
증세 악화 입원자, OECD 평균 넘어
40세 이상 14% 걸려 … 정기검진을

 이 병은 2013년 기준으로 40세 이상 성인 중 13.5%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병세가 잘 드러나지 않다 보니 방치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병의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폐기능 검사를 연간 1회 이상 받는 환자 비율도 58.7%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서울(71.3%)과 울산이 높았고 세종(38.8%)과 경북은 낮았다.

 기도를 확장시켜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제인 흡인기관지 확장제 처방률은 67.9%로 조사됐다. 서울이 전국 1위였고 세종·전남은 최하위권이었다. 상급 종합병원(91.4%)과 동네 의원(35.3%)의 격차도 컸다. 이처럼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병이 악화돼 입원하는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21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98명)보다 높았다.

 조진숙 심평원 평가관리부 차장은 “농어촌과 동네 의원에선 검진과 치료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데다 환자들의 인식도 낮아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정기검진 등을 통해 조기에 병을 발견하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 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공개됐다. 심평원은 앞으로 매년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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