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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m 123층에 대들보 올린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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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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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76층에서 열린 상량식에서 정우택 새누리당 정무위원장(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신동빈 롯데 회장,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가 박수를 치고 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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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층에 놓이는 대들보에 적힌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이름과 서명. [조문규 기자]

 국내 최고층 빌딩인 제2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가 123층 마지막 층을 완성했다. 착공 1880일(5년2개월)만이다.

국내 최고층 1880일 만에 완성
“한국 대표하는 랜드마크 될 것
아버지 신 회장께 경의와 감사”
신동빈 내수 활성화 의지 밝혀

 롯데그룹은 22일 오후 1시3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상량식(上樑式)을 진행했다. 상량은 지붕의 대들보를 올리는 작업을 가리키는 말로, 상량식은 건물의 외관 공사가 끝났음을 알리는 행사다. 공사를 맡은 롯데물산은 내부공사와 123층 위 첨탑부를 마무리하고 내년 12월 롯데월드타워를 개장한다. 47m에 이르는 뿔 모양의 첨탑부까지 완성되면 롯데월드타워는 555m로 국내 최고층이자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마천루가 된다.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롯데타워는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기업보국 정신을 바탕에 두고 만들어졌다”며 “서울의 아름다운 명소로서 관광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완공 후 2만 명을 상시고용하는 만큼 고용 창출에 일조하고 서울시와 국가 내수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신격호(94)의 꿈’으로 불린다. 신 총괄회장은 1987년 “언제까지 외국 관광객에게 고궁만 보여줄 수는 없다. 잠실 일대에 종합 관광단지를 개발하고 세계적 명소를 만들어야 한다”며 롯데월드타워 건설을 추진했다.

 신동빈 회장은 상량식을 그룹의 분위기 쇄신의 계기로 삼겠단 전략이다. 아버지의 숙원사업을 이어받아 완성시켰다는 점에서 ‘후계 정통성’을 부각시키고 ‘원톱체제’를 다지겠단 얘기다. 실제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61)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직후 일본에서 귀국해 가장 먼저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찾았다. 신동빈 체제를 지지하는 롯데 계열사 사장단 결의대회 역시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렸다.

 신 회장은 이날 인사말 말미에 “롯데월드타워가 있기까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께 경의와 감사를 보낸다”면서 잠시 말을 끊고 훌쩍이며 감정에 복받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그동안 안전문제로 크고 작은 마찰을 빚어왔던 서울시 박원순 시장을 주요 인사로 초청해 축사를 듣고 대형 스크린으로 상량식을 시민에 생중계함으로써 롯데월드타워의 ‘공익성’을 강조했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으로 여론이 악화된 가운데 롯데월드타워가 서울시민 모두의 것이라는 점을 선포했다는 데 의의가 깊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상량식 성공의 여세를 몰아 연말 정기 임원인사, 호텔롯데 증시상장 등 그룹 재도약을 위한 굵직한 현안 처리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상량식에는 원유철(53)새누리당 원내대표, 이종걸(58)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박원순(59)서울시장, 롤프 마파엘(60)주한 독일대사, 찰스 헤이(50)주한 영국대사, 이인원(68)롯데그룹 부회장, 황각규(60)롯데정책본부 사장, 노병용(64)롯데물산 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가족 친지 중에서는 신영자(73)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사실상 총괄회장실을 관리하고 있는 신 전 부회장 측은 “상량식에 대한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했지만 롯데 측은 “총괄회장님은 그동안에도 공식행사에 참석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글=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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