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전문가 일문일답⑤] 양기인 센터장 "내년 1월부터 안정형→중립형 포트폴리오 변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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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일문일답

-향후 미국의 금리 인상 스케줄은 어떻게 될 거라고 보나.

“금리 인상 이후의 관심은 금리 인상 속도로 옮겨질 것이다.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예측이 쉽지 않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 증시엔 어떤 영향을 미칠 걸로 보나. 과거에는 단기 하락했다가 중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는데, 이번에도 그럴까.

“금리 인상 속도가 불확실성하므로 달러 환율이 약세로 바뀌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코스피는 내년 1분기까지는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조정 장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 2분기부터 본격적인 반등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를 주요 업종별로 나눠서 전망해달라.

"예상되는 여파는 다음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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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이후 채권 시장 전망은.

“채권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단기적으로 상승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론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국내 채권시장에서는 저성장 저물가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금리 인상 이후 시장의 관심은 국내 자체의 경제여건(펀더멘탈)으로 관심을 이동할 것이다.”

-중국의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세계 경제에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비관론도 있다. 국내에서도 한계 기업이 무너지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엔 저유가로 인해 신흥국 경제 상황이 불안하고, 금리 이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에선 하이일드 채권 같은 정크 본드 투매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가.

“미국 금리 인상이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유로존의 소비가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강달러 기조가 완화되고 상품 가격이 오를 것이다. 이로 인해 원자재가 풍부한 신흥국이 경기 침체에서 탈출할 것이다. 또 수출 위주의 신흥국의 경기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움직임도 대내외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소비 수요를 높일 수 있어 긍정적이다. 미국의 통화정책도 완만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 금리 상승의 압박은 당장은 미약하다고 본다.”

-미국 금리 인상으로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 신흥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한국 경제도 예외는 아닐텐데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 정부가 조치를 취해야 하나.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통화 정책의 정상화가 완만하게 전개될 경우 극단적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신흥국의 경제여건(펀더멘탈)과 다양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자금의 동향을 고려해 볼 때 신흥국 위험은 다소 과장됐다. 이미 정부는 거시 건전성 3종세트(외화 건전성 부담금, 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를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급격한 자본 유출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다만 한국의 내부적 문제(가계 및 기업부채,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해결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산업은행 등 정부의 개입 없이 시장이 자율적으로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 활력을 제고하는 특별법인 ‘원샷법’의 신속한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어떤 선택을 할 걸로 보나. 기준금리를 인상하다면 그 시점은 언제가 될까.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외국인의 자금 유출 우려할 것이다. 일부에선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존재하지만 이와 같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며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이 지속되는 한 기준금리는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

-금리 인상기에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은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등 투자 전략과 유망 투자상품에 대해 조언해달라.

“우리 회사는 ‘15년 하반기 동안 매우 보수적인 자산배분(포트폴리오)전략을 제시했다. 현재 안전자산(65%), 대체자산 (15%), 위험자산(20%)의 투자비중을 추천하고 있다. 하지만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1~2개월의 불확실한 국면(변동성장세)을 거친 후엔 세계 경제의 성장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 것이다. 여기에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대해 안도하는 심리가 생기고, 달러화 강세는 제한적일 것이다. 이는 2분기부터 위험자산(주식, 원자재) 가격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하므로 1월부터는 안정형에서 중립형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 중립형은 안전자산(30%), 대체자산(40%), 위험자산(30%)로, 위험자산은 선진(미국,유럽)주식(10%), 중국주식(10%), 국내주식(10%)으로 구성할 것을 추천한다. 대체자산은 ELSㆍDLS와 같은 상품에 최우선적으로 투자하돼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선 원유 등 원자재 자산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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