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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세 고액체납자 94% 또 그 사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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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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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지방세를 상습적으로 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 7278명의 명단을 14일 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3000만원 이상의 지방세를 1년 넘게 내지 않은 이들이 대상이다. 이들의 총 체납액은 1조10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공개 대상자(6979명) 중 94%(6612명)가 올해도 또다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 홈피에 7278명 명단 공개
6612명 작년 이어 계속 이름 올려
조동만 전 한솔 부회장 84억 최다

 명단 공개 대상자 중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조동만(63) 전 한솔그룹 부회장으로 84억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자신이 보유 중이던 한솔엠닷컴 등의 주식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부과된 세금이다. 조씨는 국세인 양도소득세 709억원도 납부하지 않아 출국 금지된 상태다. 이남종 전 룩엣유스 대표(62억원), 이상합 전 동신전선 대표(55억원) 뒤를 이었다. 법인으로는 수조원대 불법 다단계 판매 사기를 벌였던 주수도 회장이 세운 제이유개발과 제이유네트워크의 체납액이 각각 113억원과 10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제이유개발 등은 2005년부터 10년째 이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올해 신규로 공개된 체납자는 총 666명으로 개인 456명, 법인 210명이다. 이들의 총 체납액은 1028억원이며 1인당 평균 체납액은 1억5000만원이다. 개인 체납자 중 서울 거주자는 88%이며 이 중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거주자가 25.8%였다. 개인으로는 최현주(72) 전 세일벤처투자 대표가 39억원을 체납해 가장 많았다. 법인으로는 우리강남피에프브이(68억원), 갤러리서미(25억원) 등의 체납액이 많았다.

 박재민 서울시 재무국장은 “내년부터는 공개 체납액 기준을 3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강화해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것”이라며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고의로 재산을 은닉한 이들은 특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가 이날 공개한 이 지역 상습·고액 체납자 명단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51)씨가 대표로 있는 비엘에셋(3억3000만원), 삼원코리아(4800만원)가 포함됐다. 이들 회사는 경기도 오산시 소재 부동산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취득세를 내지 않았다. 이날 행정자치부가 집계한 전국 지방세 고액·상습체납자 수는 총 2만2152명에 달했다.

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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