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호의 은퇴 팁] 편안한 노후 시작은 금융지식 공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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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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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선임기자

선진국 국민은 금융 이해도가 높다. 기회비용을 잘 알기에 같은 돈이라도 집을 살지 주식에 투자할지 연금에 부을지에 대한 체계적 사고를 한다. 고수익·고위험은 필수 개념이다. 현금·채권·주식 순으로 초과수익을 낼 수 있지만 위험이 따른다는 인식도 강하다. ‘묻지마 투자’의 폐해가 적을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한국인은 대체로 금융지식 얇다. 주식은 자칫 원금 상당액을 날리고 펀드 역시 기초자산에 주식편입 비중이 크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위험자산이라는 인식이 희박하다. 연금이 노후의 식량이란 인식이 약하다. 당장 어렵다는 이유로 외면하거나 연말정산 한도에 맞춰 소액만 불입하기 일쑤다.

그 결과가 미국·일본 같은 선진국과 한국 가계의 노후자산 비중 차이다. 통상 미국은 자산 가운데 연금 비중이 크고 부동산 비중은 낮다. 반면 한국은 부동산 비중이 크다. 일본은 현금 비중이 큰 편이다.

 금융지식이 부족하면 똑같이 벌어도 10, 20년 후에는 가계 자산에 격차가 벌어진다. 수명이 길어져 은퇴 후에도 근로 활동이 필요한 반퇴시대에는 금융지식에 밝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금융교육 지원과 개인적 공부가 필요한데 둘 다 부족한 게 현실이다. 지금도 금융교육이 있지만 청소년에게 수입·지출관리 요령을 가르치는 수준이다. 이래서는 퇴직 후 30년 먹거리 만들기에는 역부족이다.

 고령화할수록 금융교육은 평생교육이 되어야 한다. 아예 대입 수학능력고사에서 금융지식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처럼 한 문제 차이로 등급이 바뀌는 수능이라면 메기를 풀어놓듯 한 문제만 출제해도 금융지식이 급상승할 수 있다. 노후 준비는 금융지식에 밝을수록 효과가 증폭된다.

김동호 선임기자 d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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