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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김광국 "감독님과 밀당이요? 전 당기기만해요"

중앙일보

입력

김광국(28)이 우리카드를 위기에서 구했다. 우리카드 주전 세터 경쟁도 뜨거워졌다.

2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KB손해보험전.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5-11로 뒤진 2세트 중반 세터를 이승현(29)에서 김광국으로 교체했다. 이미 1세트를 내줘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기 위해서였다. 김광국 카드는 성공으로 돌아왔다. 김광국은 함께 투입된 이동석의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미들블로커 박진우와 박상하의 속공을 적극적으로 활약했다. 그 덕분에 우리카드는 6점 차 리드를 뒤집고 2세트에서 25-23 역전승을 거뒀다. 3세트도 가볍게 따낸 우리카드는 4세트까지 가져가며 3-1로 승리했다. 2연패를 벗어난 우리카드는 4승8패(승점12)가 되면서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광국은 올 시즌 초반 이승현에게 주전 세터 자리를 내줬다. 컵대회까지만 해도 팀의 우승을 이끌었지만 난조가 이어지면서 백업으로 밀려났다. 2라운드에서는 단 한 번도 선발로 투입되지 못했다. 하지만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도 "나중에 들어간 나경복과 이동석, 김광국이 잘 해줘 팀이 잘 돌아갔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인터뷰를 한다"고 말한 김광국은 "밖에서 감독님과 제가 밀고당기기를 하신다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 나는 감독님이 시키시는 대로만 하는 선수다. 당기기만 한다"고 웃었다. 김광국과의 1문1답.

-교체 투입될 당시 팀이 리드당하고 있었다.
"감독님이 늘 마음의 준비를 시켜준다. 선발로 자주 못 나가서 포기하고 싶어질 때나 내려놓으려고 하면 그때마다 감독님이 '준비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오늘도 언제 투입될 지 몰라 긴장하고 있었다."

-패색이 짙었는데.
"2세트를 뒤집고 나니까 자신감이 붙었다. 3,4세트도 괜찮았다. 사실 오래 선발로 안 들어가니 공격수들과 호흡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점을 보완하면 오늘보다 더 좋을 거 같다. 2세트에 이긴 게 정말 크다.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 동료들이 잘해주고 운도 따랐다."

-이승현과 세터 경쟁 체제가 됐다.
"아니다. 지금은 내가 밀린다. 시즌 시작하고 나서 너무 감이 좋지 않았고, 감독님도 알고 있었다. 한 번 자신감이 떨어지니까 다시 올라오는게 힘들었다. 감독님은 '다른 방법이 없다. 반복적인 연습 밖에 빠져나오는 방법이 없다'고 했다. 야간에도 토스 훈련을 많이 했는데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
(김상우 감독은 '김광국이 다른 날보다 안정된 것도 좋았지만 경기 몰입도가 좋았다. 소리를 많이 내면서 선수들이 흔들리는 부분을 잡았다'고 평했다.)

-김광국이 본 이승현과 김광국의 차이는.
"사실 우리캐피탈 시절부터 승현이 형과 함께 뛰었다. 당시에는 둘다 시합을 못 뛰니까 함께 고생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좋아하는 형이다. 굳이 장단점을 가리자면 승현이 형은 토스가 낮고 손에서 나가는게 빠르다. 나는 키가 더 크고 운영이나 정확성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것조차 잘 안 된다(웃음). 둘이서 토스에 대한 얘기나 고민을 같이 한다."
-그래도 선발로 나가는 게 편하지 않나.

"예전엔 몰랐는데 처음부터 들어가면 편할 거 같다는 생각을 솔직히 한다. 잘 안 될 때 들어가면 힘들긴 하더라."

-신인 공격수 나경복에 대한 평을 한다면.
"경복이는 신장이 좋고, 멘털이 신인답지 않게 강하다. 코트 위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잘 한다. 같은 방을 쓰는데 쉴 때도 배구 영상을 보더라. 어린 선수인데도 내가 본받아야 할 점이 있다."

장충=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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