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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염소는 수인성 질환 막아 꼭 필요 … 평생 수돗물 마셔도 안전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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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이 깨끗해도 수도관이 문제다?’ ‘수돗물 속 염소가 암을 유발한다?’ 수돗물을 둘러싼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한결같다. 과학적인 상식을 바탕으로 물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환경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수돗물의 유익함을 알리기 위해 ‘디톡 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네 번째 기획으로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와 ‘건강 전문가’인 김대현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가 ‘건강한 수돗물’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환경부·대한의사협회 공동기획 ‘디톡 水 캠페인’<4·끝>

-어떤 물을 어떻게 마셔야 좋은가.

김대현 이사=평소 물을 적게 마시면 만성피로·두통을 유발한다. 마신 물이 체내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모두 교환되는 데까지 약 1개월이 소요된다. 좋은 물을 마셔야 하는 이유다. 해로운 물질이 없으면서 다양한 미네랄이 균형을 이루고 있는 물이 건강에 좋다. 유럽·일본에서는 미네랄이 많이 든 물로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이 있다. 미네랄은 음식보다 물을 통해 체내에 더 많이 흡수된다. 우리나라 수돗물은 값비싼 해외 생수 못지않게 미네랄이 골고루 들어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식전·식간에 200㏄씩 하루 5~10잔 마시는 것을 권한다. 물건강학회는 10~15도가 가장 맛있게 느끼는 물 온도라고 추천한다. 식전에 마시면 포만감이 생겨 식사량을 줄일 수 있다.

최승일 교수=옛사람들은 약수·우물 등 땅속 미네랄이 풍부하게 녹아든 물을 마셨다. 물이 땅속을 파고 흐르면서 토양 속 미네랄이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한편으로 물은 병원성 세균이 전파되는 통로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유해물질은 없으면서 미네랄이 균형 있게 든 물이 최상이다. 개인적으로 60년 넘게 수돗물을 마시며 건강을 유지했다. 돈을 주고 물(생수)을 사 마신 적이 없다.

-수돗물 속 염소는 마셔도 괜찮은가.

최=수돗물은 염소가 미량 잔류해야 안전하다. 염소가 병원균·미생물을 죽여 콜레라·이질 같은 수인성 전염병을 막아준다. ‘공중위생’을 가능케 한 원인이 염소다. 국내 규정상 가정에서 수돗물을 받을 때 염소는 L당 0.1㎎ 들어 있다. 평생을 마셔도 인체 건강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는 수준이다.

김=의학계에서 염소의 독성 논란은 아직 있다. 하지만 염소가 없을 때 수도관 내부가 오염된다면 더 큰 문제다. 또 염소는 체내로 들어와도 다시 몸 밖으로 배출된다. 염소 냄새가 역하거나 염소가 꺼려진다면 수돗물을 끓이면 된다. 염소가 증발하기 때문이다. 국을 끓이거나 밥을 지을 때 수돗물을 사용했다고 해서 염소가 남아 있을 거란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수도관이 낡으면 수질에 문제는 없나.

최=최종 소비자가 공급받는 수돗물이 깨끗하다면 수도관 상태가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 수돗물은 세계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수준이다. 하지만 수돗물 수질을 지금처럼 유지하려면 지방자치단체가 수도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수원지에서 가정까지 연결된 수도관이 부식하지 않도록 강관·주철관 등으로 만든다. 참고로 환경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수돗물 안심 확인제’를 운영한다. 물사랑(www.ilovewater.or.kr) 홈페이지에서 무료 점검 서비스를 신청하면 5개 수질검사 항목을 점검받을 수 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arisu.seoul.go.kr)에선 다가구주택의 옥내 배수관과 아파트의 노후 공용급수관 교체 공사비를 상당 금액 지원해 준다.

김=유해물질이 완전히 없는 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수돗물도 마찬가지다. 만약 수도관이 부식돼 수도관 속 알루미늄 성분이 물에 녹아 나온다면 치매 유병률을 높일 수 있다. 수도관에서 녹이 생기거나 유해 중금속이 배출되지 않도록 국가가 철저히 관리해 주면 좋겠다.

-수돗물을 마실 때 유의할 점은.

최=냉·온수가 분리돼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다. 뜨거운 물을 마시기 위해 온수용 수도꼭지를 트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 온도가 따뜻하면 부식되기 쉽다. 이 때문에 온수용 수도관 내 벽이 녹슬지 않도록 ‘방청제’로 코팅해 놓은 경우가 많다. 찬 수돗물을 받아 끓여 마시는 게 안전하다.

김=수돗물을 끓이면 미네랄이 죽고 염소가 발암물질로 바뀐다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미네랄은 열을 가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 또 수돗물을 끓이면 염소는 사라진다. 안심하고 끓여 마시기 바란다. 녹물이 나온다면 음용을 중단하고 검사를 받길 권한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 프리랜서 조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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