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불황에 … 5개월 새 거제 상가 1611곳 문 닫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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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거제 지역 양대 조선소가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지역 상권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조선업이 장기 불황에 악재까지 겹치면서 조선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거제상권이 급격히 침체되고 소비 심리마저 위축되는 ‘도미노 현상’에 빠졌기 때문이다.

소비 심리 위축 도미노 현상
조선소 인근이 가장 큰 피해
거제시, 소상공인 지원 확대

 17일 거제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거제 지역 상가 1611곳이 문을 닫았다. 총 상가 수는 지난 6월 1만3727곳에서 10월 말 1만2116곳으로 줄었다. 거제 지역은 그동안 상가 수가 꾸준히 늘었으나 최근 4개월 사이 폐업이 속출했다. 2013년 1만3552곳에서 지난해 1만3646곳으로 증가세를 보이다 올 들어 줄기 시작했다.

 피해는 시내 중심가와 조선소 인근 지역이 컸다. 지난 6월까지 고현동 상가는 3589곳이었으나 10월 말 현재 3151곳으로 438곳이 문을 닫았다. 같은 기간 장평동은 219곳, 옥포2동은 156곳, 옥포1동은 172곳이 잇따라 폐업했다. 반면 조선소와 멀리 떨어진 둔덕면은 113곳에서 105곳으로 8곳이 줄 었다.

 가장 문을 많이 닫은 업종은 음식점이다. 그 다음이 소매점·생활서비스·교육업 순이었다. 음식점은 같은 기간 4793곳에서 4027곳으로 766곳이 폐업했다. 소매점은 2325개에서 1974개로 351곳, 미용·세탁·운송 등 생활서비스업은 1650곳에서 1506곳으로 144곳이 문을 닫았다. 교육업은 657곳에서 574곳으로 83곳이 줄었다.

 거제시는 소상공인 대출이자 지원 금액을 올해 1인당 1억원에서 내년 1억5000만원으로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전덕영 거제시 조선경제과장은 “조선경기 위축으로 전통시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대형매장 매출은 15~20% 정도 줄었다”며 “거제사랑 상품권과 가맹점 확대를 추진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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