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가는 드골함, 라팔 등 40대 탑재 유럽 최대 화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기사 이미지

프랑스가 15일(현지시간) 시리아의 IS 본거지인 라카에 대한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했다. ‘내재적 결의’로 명명된 이번 공습에는 전폭기 12대가 동원됐고 20차례 폭탄이 투하됐다. 프랑스는 IS 격퇴를 위해 오는 18일 페르시아만으로 샤를 드골 핵 항공모함을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사진 프랑스 공군]

프랑스가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해 샤를드골 항공모함 전단을 시리아와 인접한 페르시아만에 파견하기로 했다. 프랑스 해군의 기함(旗艦)인 샤를드골 항모 전단 파견은 지난 13일(현지시간) 파리 테러를 자행한 IS를 척결하겠다는 프랑스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현재 프랑스에 정박한 이 항모 전단은 오는 18일 페르시아만으로 출발해 요르단에 주둔한 프랑스 공군과 합동 군사작전을 펼칠 예정이다.

IS 공습 작전명 ‘내재적 결의’
호크아이 조기경보기도 실어
샤를리 에브도 테러 때도 파견

 프랑스가 15일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IS 근거지인 시리아 라카를 20차례 폭격한 데 이어 샤를드골 항모 전단까지 파견하는 것은 IS 격퇴에 화력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샤를드골 항모 전단은 배수량이 4만2500t에 달하는 유럽 최대 핵 항공모함이다. 프랑스 공군의 자존심인 첨단 다목적 전투기 라팔M과 미 해군의 눈이라 불리는 공중조기경계 전용기 E-2C 호크아이 등 40대의 항공기를 탑재하고 있다. 군사적 측면에서 미 해군이 운용하는 항공모함 다음으로 강력한 화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사 이미지

 이 항모는 지난 1월 17명의 희생자를 낸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를 응징하기 위해 페르시아만에 파견돼 IS에 대한 대규모 공습 작전을 펼쳤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작전에서도 활약했고 2011년 리비아 내전에서는 카다피군에 대한 지상 공격의 30%를 수행했다. 항모 전단 파견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 “IS 공습에 대한 결의를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라팔·미라지 전투기 12대는 14일 라카를 20차례 공습했다. 미국·호주 등 연합군도 라카·알하사카 등 시리아 북동부 지역을 6차례 폭격했다. 연합군은 IS가 장악한 이라크의 모술·라마디 등도 12차례 공습했다. IS가 점령했거나 IS 세력이 강성해지고 있는 지역을 직접 폭격한 것이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파리 테러 다음 날인 지난 14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IS 근거지 공습을 논의했다. 파리 테러를 계획하고 훈련하며 실행하기까지 IS가 직접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며 IS 궤멸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겠단 의지를 다진 것이다.

 프랑스의 라카 폭격은 IS 사령부와 무기 창고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적의 심장부를 직접 타격하겠다는 의미와 함께 추가적인 무력 도발의 여지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신병모집소와 테러리스트 훈련소에 대한 폭격에 이어 민간인 거주 지역에 있는 박물관과 진료소 또한 타격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폭격에 대해 IS를 지지하는 아마크통신은 “공습을 받은 지역은 이미 IS가 모두 철수한 곳이라서 단 한 명의 피해자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라카의 현지 활동가들 또한 “프랑스군 전투기가 IS의 몇몇 핵심 시설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으나, IS 대원들은 공습 전 이미 건물에서 탈출해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폭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50㎏ 무게의 정밀 유도폭탄 BLU-126도 투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IS 초토화를 위한 작전명 ‘내재적 결의(Inherent Resolve)’에는 미국이 IS와 관련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를 프랑스에 제공하는 등 연합군도 동참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대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번 공습은 정당방위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