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프랑스, IS 라이벌 시리아 반군 인정 … 중동 등에 1만명 파병, 지하드와 전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시리아를 위해서다.” 13일 밤(현지시간)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서 총기를 난사하던 범인이 외쳤다는 말이다. 그는 시리아 대신 이라크나 말리, 리비아를 말할 수도 있었다.

왜 파리가 목표가 됐나

 프랑스 파리가 빈번하게 테러 대상이 되고 있다. 테러 대상이 된 가장 큰 이유는 프랑스가 시리아 등에서 이슬람 성전주의자(지하디스트)들과 싸우고 있어서다. 미국과 영국이 지하디스트들과의 싸움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사이 프랑스는 이라크에 3200명, 중·서부 아프리카에 5000명 등 모두 1만 명을 파병해 싸우고 있다. 프랑스는 지난 8월 암스테르담발 파리행 열차에서 모로코 출신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총기를 난사한 사건 이후 시리아 공습을 시작했다. 영국은 여전히 시리아 공격을 주저하고 있다.

 내부적인 요인도 있다. 프랑스는 서방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다. 500만 명을 넘어 프랑스 인구의 8%를 웃돈다. 그러나 이들은 높은 실업률에 시달리고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다.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를 착용하지 못하게 한 조치가 이슬람인들의 성미를 돋우는 사이 반이슬람 목소리가 강한 극우 국민전선이 득세하고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입장에선 파리는 대(對)서방 투쟁과 그들이 받은 억압의 상징이 됐다. 이 때문에 프랑스 국적자 중 IS에 합류한 이는 500~900명으로 추정된다. 이들 가운데 프랑스로 귀국한 이도 200명가량이다.

 숭실대 조홍식 교수는 “영국도 무슬림 인구가 많지만 파키스탄·방글라데시 출신이 다수를 이루는 반면 프랑스의 무슬림은 북아프리카를 포함한 아랍 위주”라며 “구조적으로 전사(戰士)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래 대형 테러가 발생했던 런던·마드리드를 제외하고 테러리스트들이 유럽을 타깃으로 한다면 파리·브뤼셀·베를린 정도인데 독일은 군사 개입을 하지 않으니 상대적으로 프랑스가 도드라져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용(톨레랑스)을 강조하지만 동시에 강력한 세속주의로 신성모독도 허용하는 문화도 논란이다. 한국외대 서정민 교수는 “샤를리 에브도 잡지도 언론의 자유를 말하지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독해 이슬람권에선 큰 반감을 사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3년 전인 2012년 11월 13일은 프랑스 정부가 IS와 대치하는 시리아 반정부 조직 시리아국민연합(SNC)을 합법 정부로 인정한 날이다. 프랑스는 서방 국가 중 시리아 반군을 정부로 인정한 첫 나라다.

파리=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