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제리·가제트·가필드 … 추억의 애니 돌아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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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애니메이션 채널인 부메랑을 운영하는 터너인터내셔널의 필 넬슨 아시아태평양 수석부사장은 “여섯 살짜리 막내 아들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볼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인섭 기자]

“어린이 채널이지만 엄마 아빠에게 더 사랑받는다.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추억을 만들 수 있고, 잠시나마 머리를 비워 휴식할 수 있기 때문 아닐까.”

필 넬슨 터너인터내셔널 아태부사장
14일 어린이 애니 ‘부메랑TV’ 개국
“고품질 애니, 아이들 상상력 키워”

 어린이 애니메이션 채널인 부메랑을 운영하는 터너인터내셔널의 필 넬슨 아시아태평양 수석부사장은 부메랑을 ‘가족 시청자층이 두툼한 채널’이라고 소개했다. 2000년 미국에서 개국한 부메랑은 4~9세 어린이와 그 가족을 목표 시청자로 삼는 채널이다.

 부메랑은 오는 14일부터 한국에서 방송을 시작한다. 각 지역 케이블TV와 IPTV를 통해서 시청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방한한 넬슨 수석부사장을 지난 3일 만났다. 그는 “자녀가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모가 함께 시청하다가 나중에는 부모가 더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면서 “엄마 아빠에게는 추억을, 자녀에게는 신선한 즐거움을 주면서 새로운 공감대를 형성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메랑은 ‘톰과 제리’ ‘형사 가제트’ ‘미스터 빈’ ‘가필드’ 같은 추억의 애니메이션을 방영할 계획이다. 애니메이션계의 클래식인 이들 작품들은 새로운 그래픽과 경쾌한 색채를 입고 재탄생했다. 24시간 한국어로 운영하며, ‘최강전사 미니 특공대’ ‘헬로 카봇’ 같은 국산 애니메이션도 함께 방영한다.

 터너인터내셔널은 국내에서 이미 카툰네트워크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카툰네트워크는 6~12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부메랑과는 채널의 특성이 다르다. 넬슨 수석부사장은 “카툰네트워크 프로그램이 좀 더 고상했다면 부메랑은 더 가볍고, 부드럽고, 우스꽝스럽게 웃긴다”고 말했다.

 부메랑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채널을 표방하는 것은 저출산 현상으로 어린이 인구가 줄어드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신생아 출생이 감소하는 양상은 한국뿐 아니라 일본·중국 등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잠재적 시청자가 감소하더라도 최고 품질의 콘텐트를 내놓으면 온 가족을 시청자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일부 부모들은 자녀의 TV 시청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균형의 문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나도 내 아이들이 허구한 날 TV를 보는 것은 원치 않지만, TV를 매개로 짧은 시간 동안 가족이 한 공간에서 교감할 수 있다면 장점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그는 11세, 9세, 6세 삼 남매를 두고 있다. 자녀가 약속한 일을 완수했을 때 보상 차원에서 TV 시청을 허용하는 데, 대개 1시간 이내라고 한다. 그는 잊지 않고 애니메이션 예찬론을 폈다. “지금은 스토리텔링 시대 아닌가. 품질이 높은 애니메이션은 스토리가 탄탄하고 캐릭터가 살아있기 때문에 상상력과 창의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글쓰기에 소질이 있는 둘째가 상상력을 발휘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걸 보면 애니메이션의 힘일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넬슨 수석부사장은 한국 콘텐트 발전을 위해 터너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한국 스튜디오와 공동 개발한 애니메이션을 2016년 하반기에 아시아와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70개 국가의 카툰네트워크·부메랑 등 터너의 모든 어린이 채널을 통해 방영할 계획이다.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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