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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프리미어12' 개막전서 일본과 대격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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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위대한 도전이 시작된다.

한국이 오는 8일 오후 7시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일본과 '프리미어12' 개막전을 치른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집계하는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이 참가하는 프리미어12는 올해 대회를 시작으로 4년마다 열린다. 새로운 형태의 야구 월드컵이라 할 만 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불참했고, 비슷한 성격의 대회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비해 상금 규모가 절반 수준이라 반쪽짜리 대회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자국 리그에서 뛰는 최정예 멤버를 구성해 자존심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대회 최고의 흥행 카드인 한·일전을 개막전에 배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세계랭킹 8위)과 일본(1위)은 B조에 속해 미국·베네수엘라·도미니카공화국·멕시코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김인식(68) 대표팀 감독은 “예선 5경기 중에서 3승은 해야 8강 진출에 여유가 생긴다. 개막전 승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왼손 에이스 김광현(27·SK)이 개막전 선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일본과 두 차례 맞대결에서 호투하며 '일본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광현은 "컨디션과 경기 감각이 좋다. 일본전에 나서는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4일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경기에서 김광현(3이닝 무실점)에 이어 등판해 4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이대은(26·지바롯데)도 선발 후보다. 이대은은 시속 150㎞가 넘는 빠른 직구로 올해 일본 프로야구에서 9승(9패)을 기록했다. 김인식 감독은 “김광현과 이대은 중에서 결정하겠다. 상황에 따라서 둘 다 나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고쿠보 히로키(44) 일본 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를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오타니는 최고 시속 160㎞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145㎞대의 포크볼이 주무기다. 최원호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오타니는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구속이 떨어진다. 발이 빠르고 타격이 정교한 타자들이 오타니를 괴롭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5일 푸에르토리코와의 평가전에 등판해 2이닝 2실점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실력이 비슷한 팀들이 맞붙는 단기전에선 홈런 한 방이 승부를 가르기도 한다. 그래서 중심타선에 배치될 이대호(33·소프트뱅크)와 박병호(29·넥센)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대호는 일본시리즈에서 당한 손바닥 부상이 변수다. 박병호는 쿠바와의 평가전 2경기에서 삼진을 5개나 당했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결국 이대호와 박병호가 해줄 것"이라며 기대하고 있다. 일본은 퍼시픽리그 홈런왕(37개) 나카무라 다케야(32·세이부)와 30홈런을 친 나카타 쇼(26·니혼햄)의 홈런에 기대를 건다.

한국은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1998년 이후 한·일전에서 19승 20패를 기록했다. 일본 칼럼니스트 무로이 마사야씨는 "실수를 했을 때 한국 선수들은 만회하려고 노력하지만 완벽을 추구하는 일본 선수들은 실수를 쉽게 인정하지 못한다. 과거 맞대결에서도 볼 수 있듯이 큰 경기에선 한국 선수들이 강했다"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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